도, 1634억 편성…삭감액과 비슷
도의회 “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시간 걸려 임시회 처리 어려울듯
도의회 “더 심도 있게 논의해야”
시간 걸려 임시회 처리 어려울듯
제주도가 1634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도의회는 예산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임시회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다.
도의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이선화)는 10일 제주도 의회협력담당관 소관 주요 업무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새롭게 제출된 추경예산안은 더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며 시간이 걸려도 신중히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는 이날 도의회 운영위원회가 열리기 직전에 이른바 ‘민생’예산 1295억원과 채무상환 재원인 감채기금 335억원 등 1634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도가 제출한 추경예산안은 지난해 말 의회가 2015년 제주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삭감한 1636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도는 도민토론회와 설문조사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최대한 반영해 민생예산을 수용했고, 행정경비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하도록 최소한의 예산만 반영해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김용구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삭감) 예산으로 도민 사회에 불편과 어려움을 초래한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과드린다. 이번 추경안은 지난해에 편성해 제출했던 예산을 최대한 복원하는 입장에서 편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추경예산안 액수가 지난해 말 삭감된 규모와 맞먹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의원들은 “이미 한차례 삭감했던 예산을 별다른 심의 없이 통과시키면 의회가 무원칙한 예산심의를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안창남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추경예산안이 1000억원이 훨씬 넘는데, 시간적으로 설 이전에 예산안을 처리하기는 힘들다. 응급 민생예산이라고 하지만 추경예산은 지난해 당초 예산과 비교해 거의 그대로 올라왔다. 애초 삭감했던 예산보다 더 심도 있게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정식 의원(새누리당)은 “임시회 기간 중 추경예산을 제출하기에 앞서 심의를 위한 충분한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일주일 전부터 집행부에 추경 편성 일정을 물었지만 ‘일정이 없다’는 대답뿐이었다”며 소통 부재를 꼬집었다.
박정하 정무부지사는 “심의 시간이 부족하지만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연말에 1차 심사했기 때문에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이번 임시회 내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도의회 제327회 임시회는 3~13일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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