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쪽, 올해 안 48개 도급화 예정
노조, 노사특별교섭 요구 나서
노조, 노사특별교섭 요구 나서
금호타이어 노조가 도급화 대상 직무를 맡은 노조원이 분신해 숨지자 도급화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는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직무 도급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회사 쪽에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도급화 계획 철회와 노사 특별교섭을 요구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 연휴 특근 거부를 비롯한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 16일 밤 9시14분께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옥상에서 노조원 김아무개(45)씨가 분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1노조 대의원이고, 정규직으로 운반 업무를 맡아왔지만 곧 직무가 도급화돼 새로운 부서에 배치될 예정이었다.
김씨는 승용차 안에 남긴 유서를 통해 “제가 죽는다 해서 노동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호타이어만은 바뀌길 하는 바람입니다.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세상에서 저도 노력할게요”라고 심경을 밝혔다.
노조는 “숨진 김 대의원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도급화를 막으려 목숨을 던졌다.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도급화 저지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비상 시기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작업) 돌입 때 합의한 도급화는 워크아웃을 졸업하면서 종료되어야 했다. 지난 3일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광주지법에 내고 회사 쪽에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 쪽은 “도급화는 이미 합의가 이뤄진 일이고, 노조원 사망의 원인도 도급화에 있는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다”는 태도다. 회사는 2010년 공장 직무 597개를 하청업체에 넘기기로 노조와 합의해 5년 동안 521개 직무를 도급화했다.
이에 따라 도급업체 20여곳의 비정규직 1000여명이 공정에 배치됐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에도 나머지 76개 직무 중 올해 안에 48개를 도급화할 예정이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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