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26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기업들이 제주에서 풍력발전으로 거둔 개발이익을 지역에 환원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 내부 자료와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의 ‘제주지역 계통 운영실적’을 분석해보니 제주지역 전체 풍력단지에서 한신에너지와 에스케이(SK), 지에스이앤알(GS E&R) 등이 벌어들인 수입은 5~6년간 1980억원”이라며 “애초 예상했던 10년보다 훨씬 앞당겨 초기 투자비용을 대부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제주/연합뉴스
9개 업체 10년간 매출액 2512억
4개 타지방 대기업이 78% 차지
투자비 132%까지 회수한 곳도
환경단체 “이익 지역사회 환원을”
4개 타지방 대기업이 78% 차지
투자비 132%까지 회수한 곳도
환경단체 “이익 지역사회 환원을”
바람의 섬, 제주의 풍력자원 개발 이익을 대기업들이 독식하고 있는 구조를 탈피해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6일 제주환경운동연합의 분석자료를 보면, 제주지역에선 9개 기관·업체가 제주 동부와 서부, 중산간 지역에서 모두 153.31㎿(발전기 81기) 규모의 풍력단지를 운영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2512억4900만원의 누적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른 지방 대기업 등이 운영하는 4개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106㎾)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체 누적매출액의 78%인 1971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막대한 규모의 풍력개발 이익이 도외로 유출되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 가장 큰 33㎿ 규모의 삼달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는 한신에너지는 2009년 말 가동을 시작해 2014년까지 5년여 동안 누적매출액이 725억7000만원에 달해 초기 투자비용 783억원의 92.7%를 회수했다.
제주시 한경풍력발전단지에 522억원의 초기 사업비를 투자한 한국남부발전은 2004~2014년 690억800만원의 누적매출액을 올려 투자 대비 132.3%를 회수했고, 이 회사가 운영하는 서귀포시 성산풍력발전단지는 488억5000만원의 누적매출액을 올려 투자비의 97.7%를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에스이앤알(GS E&R)도 42억원을 투자해 54억2000만원의 누적매출액을 올렸다.
이들 풍력발전단지 가운데 상당수는 2010년께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5~6년 만에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할 정도로 높은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제주지역에서 단기간에 전력판매수익을 올리는 이유는 2010년부터 육지와 제주 간의 전력매입가격(계통한계가격)이 분리되면서 전력거래소의 제주지역 계통한계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1㎾의 계통한계가격은 육지 117원, 제주 153원에서 지난해 육지 128원, 제주 195원으로 오르는 등 제주지역이 높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풍력발전기의 수명이 20년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투자기업들이 추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현재 신규 풍력발전단지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7%를 제주도에 기부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미 투자비용을 회수한 대기업 등 기존의 발전사업자에 대해서는 이익의 환원장치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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