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망상 50대 우발 범행…1명 중상
경남 진주에서 과대망상 증세를 보이던 50대가 휘두른 흉기에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아침 6시30분께 진주시 강남동 ㅅ인력공사 앞길에서 전아무개(55)씨가 담배를 피우며 서 있던 김아무개(55)씨에게 갑자기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전씨는 또 ㅅ인력공사 안으로 들어가 양아무개(63)씨와 재중동포인 안아무개(57)씨를 잇따라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전씨는 범행 직후 300여m를 걸어서 달아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수원에 살던 전씨는 2년 전 이혼하고 지난해 8월부터 진주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며 혼자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5일부터 전씨가 살았던 ㅅ여관 주인은 “장기투숙 손님에게는 월 30만원을 받는데, 전씨는 처음 투숙하며 ‘돈을 가지고 있으면 쓰게 된다’며 두달치 60만원을 한꺼번에 냈다. 그런데 지난 5일에는 ‘요즘 일을 못해 돈을 벌지 못했다. 며칠만 기다려달라’며 숙박료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진주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지난해 연말 퇴사한 전씨는 매일 ㅅ인력공사에 나가 그날그날 일거리를 구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 쉬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 피해자들도 모두 ㅅ인력공사에서 일거리를 구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전씨와 피해자들은 친하지 않았으나 얼굴 정도는 아는 사이였다.
전씨는 경찰에 붙잡힌 직후 “저놈들은 중국 흑사회 깡패들이다. 한국 여자들을 다 잡아간다. 저놈들을 모두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등 과대망상 증세를 보였다. 전씨는 범행을 계획하고 전날 진주 ㅈ시장 주방용품 가게에서 흉기를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김씨 등 3명을 범행 대상으로 미리 정해두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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