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확대에 이어 무상교복, 무상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등 보편적 복지를 강화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이, 다음달부터 경남도내 각급 학교의 무상급식을 중단시킨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앞서 그는 지난 1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홍 지사가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아 왕관(대통령 자리)을 만드려 하는 것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 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홍준표 지사님. 밥과 공부는 ‘선택’ 문제가 아닌 ‘(정책결정권자의)능력’ 문제입니다. 공개토론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아이들 밥 끊어 차별급식 하면서 교육 지원 사업 시작한다는 홍지사님…. 성남의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정책을 두고 ‘성남은 밥을, 경남은 공부를 선택했다’고 하신 모양이다. 애들 밥 끊는 것 외 공부 예산 마련 방법을 못 찾은 처지에서야 무상급식 확대하는 성남시를 보면서 ‘그 돈으로 공부예산 지원했으면…’ 했을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 시장은 “그러나 그건 홍 지사님의 착각이다. 성남은 무상급식 확대는 물론이고, 사교육비 절감과 창의교육을 위해 204억원을 ‘성남형 교육지원사업’에 투자한다. 이걸 보고 성남시 예산이 남아돌아 하는 일로 생각하지는 마시기 바란다”고 썼다. 그는 이어 “경남, 성남 모두 세금 결정권 없이 지출항목 조정 권한뿐이다. 이러한 무상복지나 기초복지 확대 재원은 증세가 아니라, 부정비리·예산낭비 없애고, 세금 철저 관리와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하는 알뜰 살림으로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또 “공부와 밥은 양자택일 문제가 아니라, 예산 아끼고 가용 예산 늘리는 능력 문제”라며 “홍 지사님께 ‘선택‘의 기술이 아닌 재원 마련 ‘능력’을 발휘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꼬집기도 했다.
특히 이 시장은 “4대강 바닥에 퍼부은 돈 수십조, 자원외교로 빼돌린 돈 100조원, 방위산업비리 등 온갖 부정부패로 날린 돈 수조원, 부자와 대기업 위해 부당감세 해준 수십조원…. 이런거 없애면 논란중인 모든 무상정책 다 하고도 남을 것이다. 똑같은 예산으로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 늘려주는게 포퓰리즘이라면, 소수 기득권자들에게 퍼주는 건 ‘선행’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시장은 “(모든 정책을 성남시와 반대로 펴는) 홍준표 지사님 ‘선택이냐 능력이냐 밥이냐 공부냐’ 가지고 공개토론 한번 하시겠습니까?”라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방식은 ‘끝장 토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해, 법조인 출신의 두 자치단체장이 토론으로 격돌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22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무상복지 확대에 나선 이 시장에 대해 “그분들은 저와 이념이 안 맞아 정책 우선순위를 ‘밥 먹는 것’에 뒀다. 우리(경남도)는 ‘밥이 아닌 공부’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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