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도 “국제학교 이익배당 반대”

이상봉·강경식 의원 등 제주도의원 등이 30일 오전 제주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국제학교 이익잉여금 배당 허용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익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면 교육보다는 이윤 추구에 더 집중해 교육의 본질과 근간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의원 30명 서명 대정부 결의안 발의
“배당 입법땐 공교육 체계 붕괴 우려”
교육청 이어 반대 확산…도는 침묵만

제주국제학교의 이익잉여금 배당(과실송금)을 허용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최근 이 법안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데 이어 제주도의회도 반대하고 나섰다.

제주도의회 이상봉·강경식 의원 등 여야 의원 30명은 30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이익잉여금 배당 허용 철회 촉구 대정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원들은 “제주국제학교의 이익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는 것은 교육 현장에 시장원리를 적용함으로써 교육보다 이윤 추구에 더 집중하게 해 공교육 체계의 붕괴와 교육주권의 약화, 일부 부유층 자녀만을 위한 학교의 확산 등 교육의 본질과 근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이번 법률 개정안은 외화 유출과 공교육 체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어 애초 목적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 제주국제학교에 대한 적극 지원이 법률 개정보다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원들은 “국제학교는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국제학교가 학교 운영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제주지역의 교육시설에 재투자하지 않고 외부로 빠져나가게 하면 제주교육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익잉여금 배당 허용은 전국 경제자유구역 등의 외국교육기관에 대해서도 법 개정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고 수도권 인근 지역에 외국교육기관이 설립되면 지리적 입지조건이 불리한 제주영어교육도시는 황폐화될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면 제주도는 이 입법예고안과 관련해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주국제학교의 이익잉여금 배당을 허용하는 제주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지난 10일부터 입법예고에 들어갔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