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가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연결하는 고장력 볼트.
시민단체·전문가 등 20여명 점검
화재때 유독가스 뿜는 자재 쓰기도
“최저입찰제로 공사해 부실투성이”
화재때 유독가스 뿜는 자재 쓰기도
“최저입찰제로 공사해 부실투성이”
“전동차가 다니는 모노레일을 연결하는 볼트는 빠져 있고, 화재감지기는 아예 작동하지도 않아요.”
오는 20일께 개통 예정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곳곳에서 부실공사 흔적이 발견됐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 안실련)은 31일 “전문가 등 20여명이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점검해 안전시설의 여러 문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대구 안실련 점검 결과를 보면, 역사마다 설치된 변전실의 천장 마감재는 화재에 취약하면서 불이 났을 때 강한 유독가스를 내뿜는 우레탄으로 되어 있었다. 전체 역사 30곳 가운데 25곳의 통신실, 전기실, 전기배관 등에서 가연성 스티로폼이 발견됐다. 일부 역사의 화재 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고, 창문이 깨지는 등 구조물 손상을 막기 위해 반드시 설치해야 할 과압배출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동차가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연결하는 고장력 볼트는 빠져 있었고, 노약자를 위한 승강기의 로프도 허술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거점역 5곳에만 역무원이 근무하며, 주변 역 4~5곳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긴급상황 때 거점역의 역무원이 주변 역으로 이동할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화재 등 위급상황 때 신속히 빠져나가기 위한 나선형 탈출장치(스파이럴 슈터)는 역무원이 없는 상태에선 사용할 수 없었다. 역사마다 설치된 스크린도어는 높이가 1.2m에 불과해, 승객이 뛰어넘거나 팔과 머리를 내밀 수 있었다.
김중진 대구 안실련 사무총장은 “최저입찰제를 통해 건설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바람에 곳곳이 부실투성이이며, 시민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역무원이 거점역 5곳에만 배치돼, 사고가 났을 때 즉시 대처할 수 있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높다.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사고가 났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역사 30곳 모두에 역무원이 배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모노레일로 건설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대구 북구 동호동 칠곡경대병원역~수성구 범물동 용지역 23.95㎞ 구간을 운행한다. 2009년 7월 착공해, 애초 지난해 11월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개통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현재는 오는 20일께 개통을 위해 지난 2월부터 시운전을 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 안실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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