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지역 학부모 30여명은 2일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대한 항의집회를 열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사진 최상원 기자
경남 무상급식 중단 이틀째
양산 학부모들 집회 열어
“우릴 매도한 홍준표 지사 사과를”
일부 학교선 ‘항의’ 체험학습
도, ‘반발’ 기자회견 교사들 고발
양산 학부모들 집회 열어
“우릴 매도한 홍준표 지사 사과를”
일부 학교선 ‘항의’ 체험학습
도, ‘반발’ 기자회견 교사들 고발
‘경남발 무상급식 중단 사태’ 이틀째인 2일 성난 학부모와 학생들의 저항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경남도는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해 기자회견을 한 교사들을 고발하는 등 ‘보편적 무상급식’을 되살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경남 하동군 묵계초등학교에선 전교생 67명 가운데 66명이 학교에 가지 않고 교외체험학습을 했다. 이날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하동문화·관공서·농사 체험 등을 했다. 이들은 3일에도 학교에 가는 대신 교외체험학습을 할 예정이다.
대안고등학교인 산청군 간디학교 학생 18명은 이날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와 홍준표 지사는 학교 현장의 주체인 학생·학부모·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무상급식 중단을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경남도와 홍 지사는 교육 주체들의 생생한 의견을 듣고 민주적 절차 속에서 소통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중단 사태와 관련해 학생들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 학교 2학년 진석원군은 “지난달 초 2학년생 12명이 ‘새우등’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공부했고, 지난달 30일 학생총회에서 무상급식 재시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산시 학부모 30여명은 경남도청 들머리에서 집회을 열어 “오직 아이들의 밥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엄마들을 향해 종북이라 매도한 도지사는 정중히 용서를 빌어라”고 홍 지사에게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 엄마들의 배후세력은 꼬물거리는 온기로 충만한 우리의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이 집에서 살림만 살았던 엄마들을 거리로 나오게 했다. 이렇게 여리고 순수한 배후세력을 보고 감히 종북이라 말하는 도지사의 배후 세력은 과연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경남도는 우리 아이들에게 밥 대신 공부를 시켜 ‘개천의 용’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엄마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개천으로 저급하게 비유한 도지사의 적절치 못한 언행에 크게 분노하며, 또한 아이들을 용으로 만들겠다는 발상도 납득할 수 없다. 우리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을 뿐 용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도는 지난 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한 송영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장 등 교사 8명을 2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경남도는 “이들이 교사 1146명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해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지부장은 “지난달 31일 경남도 공보관실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허락을 받고 기자회견을 했다. 우리 행위가 불법이라면, 경남도는 불법행위를 조장한 셈”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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