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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임을 위한 행진곡’ 이어 ‘잠들지 않는 남도’도 수난

등록 2015-04-03 19:21수정 2015-04-03 20:44

2015년 4월3일 오전 제주시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67주기 4·3 희생자 추념식장에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명의의 조화가 놓여 있다. 제주=연합뉴스
2015년 4월3일 오전 제주시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67주기 4·3 희생자 추념식장에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명의의 조화가 놓여 있다. 제주=연합뉴스
행자부 압력에 ‘4·3 추념식’ 추모곡 ‘비목’으로 바뀌어
박 대통령은 유족 등 요청에도 불참

3일 열린 제67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식전행사의 합창곡으로 애초 예정됐던 ‘잠들지 않는 남도’ 등 널리 알려진 4·3 관련 노래가 주최 쪽인 행정자치부의 요청으로 빠졌다.

제주도는 지난달 27일 제주4·3희생자 추념식 준비 상황 최종보고회에서, 추념식 본행사 식전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합창 때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동백꽃의 노래’ 등 5곡을 부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3일 오전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 식전행사 합창에서는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동백꽃의 노래’가 빠졌다. 대신 가곡인 ‘비목’과 ‘그리운 마음’이 추가됐다. ‘비목’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느낀 슬픔을 표현한 노래로, 4·3과는 관계없다.

제6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유족과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제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제6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유족과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제주/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반면 제외된 두 곡은 국가추념일 지정 이전부터 4·3 행사 때면 추모곡으로 널리 불린 노래다. 가수 안치환씨가 1988년 만든 ‘잠들지 않는 남도’는 4·3의 아픔을 담은 민중가요이고, ‘애기동백꽃의 노래’는 제주 출신 민중가수 최상돈씨가 만들었다.

추념식장에서 만난 제주도민 김아무개(64)씨는 “본행사도 아닌 식전행사에서 선곡된 노래마저 부르지 못하게 하는 게 국가추념일인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아 마음이 착잡한데 4·3과는 전혀 관련 없는 노래가 나와 당황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유족과 제주도 등의 거듭된 요청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한국전쟁 전사자들을 기리는 노래가 군경에 의해 학살당한 원혼들을 위로하기에 적절하냐”고 비판했다.

노래가 바뀐 이유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에서) 노래를 바꾸라고 해서 바꿨다”며 말을 아꼈다. 정의동 행정자치부 제주4·3처리과장은 “그 두 곡은 널리 알려진 게 아니었고, ‘행사 분위기에 맞게 많은 사람들이 아는 가곡이 어떻겠느냐’고 주관하는 제주도에 의견을 전달했다. 그런 차원일 뿐이지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음성원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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