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대2동 행복마을공동체
저소득층 30여가구 집수리
금정구 이삭교회 학생 봉사팀
홀몸노인 60가구에 매주 도시락
저소득층 30여가구 집수리
금정구 이삭교회 학생 봉사팀
홀몸노인 60가구에 매주 도시락
“10년 묵은 짐을 정리한 것 같습니다.”
부산 사하구 다대2동 영구 임대아파트에 사는 장애인 정아무개씨는 요즘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한 방을 볼 때마다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는 “낡은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싶었는데 몸도 불편하고 비용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10년 만에 작은 소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다대2동 행복마을복지공동체 회원들과 부산도시공사 직원 등 10여명은 지난 4일 정씨와 홀몸노인 왕아무개씨 집을 찾아가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청소를 했다.
행복마을복지공동체는 다대2동 주민센터 직원들과 부녀회 등 자생단체 8곳의 대표 등 26명으로 꾸려졌다. 이 단체는 저소득 가구의 낡은 장판과 벽지를 무료로 교체하는 ‘희망의 러브하우스’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국민기초수급대상자인 홀몸노인과 장애인 31가구를 선정했다. 행복마을복지공동체는 다달이 4가구씩 이들 가구의 벽지와 장판을 교체할 계획이다. 부산도시공사는 벽지와 장판을 지원한다.
이종철 다대2동 주민센터 사무장은 “우리 지역엔 영구 임대아파트가 몰려 있다. 부산도시공사에서 정기적으로 벽지와 장판을 교체해 주지만 혼자 사는 장애인과 노인이 장롱 등을 들어낼 인부를 구하지 못해 10년 이상 그냥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사업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홀로 사는 노인들한테 도시락을 제공하며 안부를 살피는 곳도 있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 이삭교회 봉사팀은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금요일 교회 주방에서 반찬과 밥을 담은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인근 브니엘고 1~2학년 70여명은 수업을 마친 뒤 홀몸노인 60가구에 이 도시락을 배달한다. 학생들은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홀로 사는 노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노인들의 애로사항을 금정구에 전달한다. 금정구는 학생들이 알려준 문제점의 해결 방안을 찾는다. 가족과 연락이 끊겨 숨진 채 장기간 방치되는 고독사 등 노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정구 관계자는 “다양한 복지정책으로 끼니를 그르는 어르신들이 많이 줄었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대로 드시지 못하는 어르신들은 여전히 많다. 손자뻘인 고등학생들이 도시락을 가져가 말벗까지 해주면 어르신들이 좋아하신다”고 귀띔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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