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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엄마 밥상’ 차리기 6개월…아침마다 아이들 웃음꽃

등록 2015-04-13 20:47

전주시가 시행하는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을 한 아이가 받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시가 시행하는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을 한 아이가 받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시, 183명에서 260명으로 늘려
올해 사업비 5억으로 대폭 증액
어린이 만족도 66~85%로 높아
감사의 편지글에 보람도 듬뿍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사는 중학생(1학년) 최아무개양은 요즘 동생 3명을 챙겨야 한다. 어머니가 암으로 고생하다가 지난 3일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최양은 전주시가 급식업체를 통해 배달해주는 도시락을 지난달부터 제공받고 있다. 차상위계층도 아닌데 주민지원센터에서 딱한 처지를 알고 배려했다. 13일에는 동생들이 좋아하는 닭간장조림, 베이컨과 계란부침, 돼지고기로 만든 동그란 강정 등이 나왔다.

전주시의 ‘밥 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이 20일로 시행 6개월을 맞는다.

시는 지난해 10월20일 아침을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이 정책을 시작할 당시의 지원 대상은 120가정, 183명이었으나 올해 2월부터 171가정, 260명으로 늘어났다. 신청서를 통해 접수받는 게 아니라 생활실태조사를 통해 추가로 발굴했다. 양질의 서비스를 위해 한끼당 비용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렸다. 사업비가 지난해 10월~올해 1월 9000만원이었으나, 올해 2월부터 연말까지 4억7500만원으로 5배 넘게 뛰었다.

전주시와 계약을 맺은 급식업체가 월~토요일 밥과 국, 반찬 3개를 도시락으로 배달한다. 토요일에는 일요일치까지 더 준비해 제공한다. 새벽 4시부터 준비해 아침 7시 안에 배달을 완료해야 아이들이 밥을 먹고 등교할 수 있다. 새벽부터 일해야 하고 배달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 최은자 시 생활복지과장은 “아이들이 그냥 수혜자가 아니라, 귀한 보살핌을 받는 느낌이 들도록 늘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엄마의 밥상’을 전달받은 아이들이 빈 도시락통에 남긴 손편지 글.  전주시 제공
.‘엄마의 밥상’을 전달받은 아이들이 빈 도시락통에 남긴 손편지 글. 전주시 제공
이런 차별성은 아이들이 고마움을 표시하는 편지글로 확인된다. 아이들은 “매일 아침 추운데 맛있는 반찬을 집에까지 배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침에 밥을 먹고 갈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오늘은 무슨 반찬이 나올까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소고기 스테이크가 먹고 싶어요. 송이버섯도 구워서요” 등의 글이 빈 도시락통에 넣어져 있다. 서로 소통을 하는 셈이다. 영양사 이문화(39)씨는 “보내준 손편지가 아줌마를 최고로 행복하게 만들었단다. ○○이 같은 친구들이 있어 새벽에 일하는 게 이제 힘들지 않다”고 답장했다. 이씨는 “어두운 새벽에 승강기 없는 연립주택 4~5층까지 신속해 배달하려다 미끄러져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시는 지원대상자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105명이 응답을 했는데 음식의 맛에 76.2%, 양에 65.7%, 식단에 84.8%, 영양상태에 7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후원금이 꾸준히 이어져 지금까지 1억7400여만원이 들어왔다. 한달에 2만~20만원씩 정액기부하는 사람도 10여명이 있다. 이 후원금은 아이들을 위해 과일, 샌드위치, 김밥 등 특별 간식용으로 활용된다.

서울 서대문구와 충남 아산시가 방문하는 등 지자체의 벤치마킹과 문의도 잇따른다. 경기 안산시도 전주시를 방문하기로 했으나, 세월호 사고 1주기가 지나지 않아 아직 엄마의 밥상 현장을 찾지 못했다. 지난 1월에는 자치분권 정책박람회에서 엄마의 밥상이 우수정책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아이들이 먹는 밥상은 마음을 주고받는 교감의 밥상으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모두의 밥상이다. 단 한명의 우리 아이들이 밥을 굶거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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