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합실에 작품 걸고 침목엔 나전칠기…
옛 철도 옆 ‘시민갤러리’ 이름으로 개관
옛 철도 옆 ‘시민갤러리’ 이름으로 개관
새 철길이 나면서 사용하지 않는 동해남부선 부산 해운대구 옛 송정역이 화랑으로 변신했다.
부산창조재단은 15일 옛 송정역에서 ‘시민갤러리, 시간을 걸어 기억을 만나다’ 개관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이 역의 대합실과 역무실엔 철길과 바다, 송정과 서핑, 송정의 바다를 주제로 한 지역작가들의 작품과 시민 사진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품이 내걸렸다.
플랫폼 옆 철길 위에는 기차를 상징하는 작품이 설치됐다. 또 옛 철길의 추억이 되살아나도록 하기 위해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나무침목에 나전칠기 꽃무늬 장식을 입히고 나무침목 주변에 자갈을 깔았다.
녹슨 철로엔 시민이 기부한 간이 의자들이 설치됐다. 2013년 12월 송정역과 함께 폐쇄된 옛 해운대역에서 철길을 출발해 송정역까지 레일 위를 걸어온 사람들이 이 의자에 앉아 쉴 수 있다. 이 의자는 또 지역 청년 문화예술단체가 재능을 기부해 펼치는 토요일 야외공연을 즐기는 시민들한테 등받이가 돼 준다.
부산창조재단은 송정역에서 전시된 사진과 그림 및 공예품의 모습을 담은 엽서를 만들어 방문객한테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다. 시민들이 이 엽서에 글을 적은 뒤 송정역 철로 위에 설치된 우체통(기억의 공간)에 넣으면 100일 또는 1년 뒤에 무료로 발송된다.
결혼사진이 없는 부부는 무료로 결혼사진을 찍을 수 있다. 부산창조재단은 공모를 통해 다달이 1쌍씩 선정한 뒤 송정역사와 플랫폼, 철로를 배경으로 결혼사진을 찍어서 앨범과 액자로 만들어 전달할 계획이다. 사진 촬영과 분장 등은 재능 기부로 이뤄진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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