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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노동자 애환 그린 <대구, 섬유 그리고 여성> 발간

등록 2015-04-16 15:46수정 2015-04-16 15:46

‘여공’으로 불리며 저임에 하루 12시간 이상 중노동을 견뎌낸 대구섬유공장 여성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대구, 섬유 그리고 여성>(사진)을 대구여성가족재단이 16일 펴냈다.

대구는 섬유도시이다. 1905년 우리나라 최초의 섬유공장이 일본인에 의해 대구에 세워졌다. 해방 이후 섬유산업은 풍부한 노동력과 저임금을 바탕으로 수출산업으로 발전했다. 섬유산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여성노동자’이다. 1970년대 중반까지 대구지역 섬유업체들은 대구와 인근 경남·북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온 저임금 미혼 여성노동자들을 고용해 이윤을 축적했다. 1960년대 말 대구지역 섬유노동자 1만7000여명 가운데 72%인 1만2000여명이 여성노동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섬유 그리고 여성>는 섬유노동자로 일했던 여성 5명의 삶을 정리하고 있다.

김상태(77)씨는 경북 의성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대구 면방직 공장에서 평생을 보냈다. 김씨는 식모살이를 하다, 직조공장에 들어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어려운 직조기술을 어깨너머로 배워 숙련노동자가 됐다. 그는 책에서 “남 하는거 보고 어깨너머로 배웠어. 그 기술 하나로 자식들 공부시키고, 시집 장가 다 보냈다”고 털어놨다.

남두연(61)씨는 14살때부터 섬유공장에 들어가 28년간 근무했다. 몸서리 쳐지는 야간근무는 지금은 생각도 하기 싫다. 남씨는 “야간 13시간 일하는 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야간 하고나면 낮에도 잠이 잘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다시 태어나면 무조건 공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말분(83)씨, 류병선(75)씨, 여계연(76)씨의 구술사를 통해서도 대구의 섬유역사를 만날 수 있다.

최세정 대구여성가족재단 책임연구원은 “이제는 섬유산업의 비중이 낮아지면서 관심이 줄었지만, 대구 섬유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삶과 애환이 스며있다. 오랜 시간 대구의 여성들이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땀과 눈물을 섬유에 쏟았을 것이다. 이제 그들의 삶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게 우리들의 몫”이라고 책을 펴낸 동기를 설명했다. (053)219-9973.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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