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북미 인디언 출신 영성운동가 모나 폴라카
제주에서 ‘북미 인디언 정화의식’ 진행
국내외 참가자 50여명 ‘평화모성’ 예찬 인디언 치유·정체성·인권운동에 앞장
모든 존재·생명체와 관계맺기 교육
“조상에 받은 아름다운 한국 물려줘야” 폴라카의 어머니는 미국 애리조나의 그랜드캐니언 아래쪽에 사는 하바수파이족이고, 아버지는 호피·테와족이다. ‘콜로라도강 인디언 보호구역’ 소속인 그는 북미 인디언들의 치유와 정체성 찾기에 앞장서왔고, 물·공동체·건강 등 인디언들의 삶을 지켜온 인권운동가이도 하다. 사회정의를 위한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세계종교영성지도자협의회 회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대구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에 미국 환경단체 대표로도 참가했다. ‘13인의 원로 할머니’는 미국과 브라질, 네팔, 티베트, 페루, 아프리카 등에 사는 원주민들의 지혜를 전승하는 영적 원로이자 치유가들로 2004년 10월 국제협의회를 꾸렸다. “우리의 임무는 어머니 지구, 거주민들, 어린이들,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7세대 이후의 후손들을 위해 기도하고 교육하고 치유하는 것입니다. 전례없는 어머니 지구의 파괴, 공기·물·토양 등 환경오염, 전쟁의 잔혹함, 지구적 빈곤의 재앙, 핵무기의 위협, 만연한 물질주의 문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전염병, 토착민 생활방식의 파괴를 우려합니다. 이 때문에 토착민들의 전통적인 기도 방법, 평화 만들기와 치유가 오늘날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후손들을 키우고 교육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국제협의회 구성 목적을 설명한 그는 “왜 13명이냐”는 질문에 “‘13’이라는 숫자는 서구식 사고로는 나쁜 숫자지만, 우리에게는 신성한 숫자로, 자연질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나 폴라카는 특히 세계의 평화와 조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토착민들은 먼 옛날부터 생존 방법, 환경보호 방법을 만들었고, 사람과 사람만의 관계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존재와 생명체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토착민들은 개인의 행동이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조건과 상황을 알고 있다. 세계의 조화와 평화를 도모하지 않는 행동은 회피해왔다. 이것이 우리가 서로 관계를 맺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라며 “이러한 관계는 물, 공기, 불, 어머니 지구와 함께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기본적인 요소들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해야 한다. 세계인들에게 인간과 이런 요소들 간의 신성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기도하고, 인식하도록 일깨워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영적인 체험을 해왔다고 한다. “부족의 원로들은 내가 다른 토착민 부족들을 방문해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특히 우리의 관계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에 차이점보다는 유사점을 보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는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비슷하거나 같은 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인들은 아름다운 고향을 갖고 있어요. 그 대지는 먼 옛날부터 여러분을 위해 제공해온 것이지요. 조상들이 여러분을 위해 이 장소를 준비했기 때문에 여러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여러분도 똑같이 해야 합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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