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등이 21일 오전 화물차 전복 사고가 난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명암타워 앞 산성도로 진입로에서 길 위에 어지럽게 떨어진 밀가루 포대를 옮기고 있다.
지난달 2차례 이어 화물차 사고
개통뒤 5년여간 70여명 사상
급경사 산악도로서 감속 못해 발생
“도로·안전시설 등 획기적 개선을”
개통뒤 5년여간 70여명 사상
급경사 산악도로서 감속 못해 발생
“도로·안전시설 등 획기적 개선을”
충북 청주 산성도로에서 또 사고가 났다. 이 도로는 2009년 11월 개통 뒤 지금까지 70여명의 사상자를 내 운전자 사이에선 ‘공포의 도로’로 불린다. 특히 화물차 전복 사고가 잇따라 ‘화물차 사고로’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21일 오전 9시20분께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명암타워 앞길에서 밀가루 포대를 싣고 가던 화물차가 넘어졌다. 이 사고로 밀가루 400포대가 도로에 쏟아지면서 한때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다행히 운전사 ㅅ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이 길에선 지난달 20일 오후 5시께 한 회사의 통근버스와 화물차가 부딪쳐 15명이 다쳤으며, 같은 달 17일에는 화물차가 넘어지기도 했다.
산성도로로 불리는 이 길은 청주시 상당구 성내로(산성동) 산성마을 입구에서 청주시 상당구 1순환로(용담동) 명암타워 앞까지 4.57㎞ 구간으로 2009년 11월 개통했다. 산악지역인 산성마을에서 산성터널을 지난 뒤 급경사 길을 내려와 명암타워 앞을 지나는 우회도로를 만난다. 이 길은 일반도로인 ‘평지부도로’와 달리 산악지형(우암산)에 건설된 ‘산지부도로’로 평균 경사도가 9.8%이며, 지금까지 2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70여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8건이 화물차 전복 사고였다.
홍찬용 청주시 도로안전관리팀 주무관은 “일부 구간은 경사도가 10%가 넘긴 하지만 평균 경사도가 9.8%여서 산지부도로 기준에 부합한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급경사를 내려와 일반도로를 만나는 구간이 익숙지 않아 사고가 잦은 도로”라고 말했다.
시는 사고가 빈발하자 2010년께부터 해마다 안전조처를 하고 있지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시는 2010년 통행제한속도를 기존 시속 40㎞에서 30㎞로 낮추고, 2012년엔 과속방지턱(5곳), 위험예고판, 미끄럼 방지시설 등을 설치했으며, 2013년엔 급경사 구간인 명암타워 삼거리 선형 개선공사(85m)를 하기도 했다. 시는 올해 안에 명암타워 삼거리 앞 급경사 구간 도로 너비를 1m 확장하고, 2016년엔 속도 저감 단속 카메라도 설치할 참이다.
하지만 이런 조처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용일 도로교통공단 충북지부 안전시설부 연구관은 “대형 화물차의 브레이크 관련 사고를 줄이기 위해 과속방지턱을 철거하거나, 화물차 통행을 막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급경사 구간과 평지 구간이 만나는 곳의 선형을 완만하게 개선하는 등 사고 다발 구간은 집중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운전자들이 운전 과정에서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안전운전을 할 수 있게 표지판, 도로안전시설 등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조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