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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가 제 거라도 되나?

등록 2015-05-04 22:13수정 2015-05-04 22:13

몬델레즈가 2006년 8월 특허청에 등록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의 상표 도안(왼쪽)과 클래식케이크코리아가 지난 3월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 도안(오른쪽). 지역 이름은 어느 한쪽만 소유할 수 있는 표기가 아니다. 하지만 몬델레즈는 ‘필라델피아’란 이름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권리 침해”를 주장하며 클래식케이크코리아의 영업 행위를 압박했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자료
몬델레즈가 2006년 8월 특허청에 등록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의 상표 도안(왼쪽)과 클래식케이크코리아가 지난 3월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 도안(오른쪽). 지역 이름은 어느 한쪽만 소유할 수 있는 표기가 아니다. 하지만 몬델레즈는 ‘필라델피아’란 이름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권리 침해”를 주장하며 클래식케이크코리아의 영업 행위를 압박했다.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자료
대기업 몬델레즈 인터내셔널
있지도 않은 상표권 주장하며
국내 수입업체 영업 못하게 압박
미국 필라델피아가 아닌 곳에서 생산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를 만드는 초국적 대기업이 필라델피아에서 생산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의 국내 수입업체에 대해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며 사실상 국내 영업을 못하도록 압박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대기업은 국내 최대 법률회사인 김앤장에 의뢰해 소송은 물론 형사고발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오레오 쿠키로 유명한 미국의 초국적 식품기업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14일 김앤장을 통해 ㈜클래식케이크코리아에 “권리침해 중지 요청”이 담긴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이 업체는 “몬델레즈의 필라델피아(PHILADELPHIA)와 유사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PHILADELPHIA CHEESECAKE)’ 등의 표장 사용을 중단하고, (당시 특허청에 신청해 출원 심사 중이던) 표장을 자진 취하하라”고 클래식케이크코리아에 요구했다.

몬델레즈는 “(자사는) 필라델피아 상표에 대한 권리자로서, 한국 내에서 이들 표장에 대해 다수의 상표등록을 보유하고 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형사상 모든 조처를 포함해 필요한 모든 법적 조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2003년부터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등을 팔고 있다. 각각 연매출 100억원, 200억원 수준이다. 클래식케이크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카페를 열고 미국에서 수입한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를 직접 판매하거나 납품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몬델레즈는 ‘필라델피아’라는 이름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 특허청은 ‘필라델피아 치즈케이크’라는 표기가 들어간 클래식케이크코리아의 표장을 상표로 등록했다.

클래식케이크코리아 쪽을 돕고 있는 김정수 변리사는 “2005년 특허청은 몬델레즈가 제출한 ‘필라델피아(PHILADELPHIA)’란 표시에 대한 상표 출원을 거절했다”고 말했다. 상표법은 유명한 지리적 명칭은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있지도 않은 권리에 대해 ‘권리 침해’를 운운하며, 초대형 로펌을 이용해 소규모 신생업체의 영업행위를 위축시킨 셈”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클래식케이크코리아의 상품이 필라델피아에서 제조된 것과 달리, 몬델레즈 상품은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생산됐다.

클래식케이크코리아와 납품 계약을 진행하던 6개 유통업체 중 5곳은 몬델레즈가 보낸 서신 얘기를 듣고 협상을 중단하기도 했다.

<한겨레>는 지난달 20일부터 몬델레즈와 ㈜동서가 50%씩 출자해 만든 동서식품을 통해 몬델레즈 쪽 해명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4일까지 받지 못했다. 동서식품은 “이 일에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정을 잘 몰라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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