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담을 못견디겠다며 일반고교로 바꾸겠다고 밝힌 대구 경신고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진일 경신교육재단 이사장과 최성용 경신고 교장 등은 이날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을 만나 “자사고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곧 자사고 재지정 신청 절차를 밟기로 했다. 재단쪽은 오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고 유지를 최종 결정한 뒤 이런 내용을 학부모들에게도 알릴 방침이다.
또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운영 평가 보고서를 시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신교육재단은 연간 3억원씩 내야 하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지난달 자사고 지정을 반납할 의사를 밝혔다가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들은 “경신고 재단이 학부모와 사전에 구체적인 논의없이 자사고를 포기한다고 결정한 것으로 안다. 자사고 포기소식을 전해듣고 경신고 1학년 학부모들이 격렬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교육청은 경신고가 자사고로 재지정되면 재단이 매년 3억원씩 5년간 약 15억원의 법정부담금을 일시금으로 예치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담보를 설정해 법정부담금을 나눠 받기로 했다. 2011년 자사고로 지정된 경신고는 지난해 수능 만점자 4명이 나왔다.
전국에서 자사고는 현재 49곳이 운영중이며, 2013년 전국 처음으로 부산 동래여고가 자사고를 취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광주 숭덕고가 자사고를 반납하고 일반고로 돌아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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