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차 수탁자 공모 발표일
현 수탁자 “매달 8100만원 적자”
시 “중도폐업 막을 조항 없어”
의료연대 “환자·노동자 피해 우려”
현 수탁자 “매달 8100만원 적자”
시 “중도폐업 막을 조항 없어”
의료연대 “환자·노동자 피해 우려”
충북 청주시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청주시노인전문병원 수탁자 2차 공모에 나선 가운데 지난 3월 갑작스레 운영 포기를 선언한 현 수탁자가 다음달 10일 병원을 폐원하기로 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청주시는 노인전문병원 민간 운영자 2차 모집공고를 냈다고 6일 밝혔다. 시는 오는 21일 신청서를 접수한 뒤 수탁기관 선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26일께 결정 통보를 할 참이다. 지난달 1차 공모에는 한 의사가 수탁을 희망했지만 수탁기관 심의위에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번 2차 공모에는 △병원 운영위원회 구성·운영 △투명성 제고 대책 마련 등을 추가했으며, 서류 심사에 그쳤던 1차와 달리 질의 응답, 공모자 제안 설명 등의 절차도 추가했다. 노인전문병원을 관리하고 있는 청주 서원구 보건소의 신정식 행정운영팀 주무관은 “선정 과정의 투명성과 병원 운영의 공공성을 높이려고 몇몇 요건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시는 2차 공모와 함께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시는 10일께 ‘청주시 노인전문병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낼 참이다. 지금 조례(4조 위탁·운영)는 ‘청주시에 있는 요양병원·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내과·신경과·정신과 전문의로 시에 있는 의원에서 5년 이상 운영한 경력이 있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자가 위탁운영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해 수탁자 범위를 청주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전국 공모로 확대하고, 운영위원회 설치 등을 추가하는 것이 개정안의 뼈대다.
시는 2차 공모에서도 적격자를 찾지 못하면, 3차 공모 때 개정 조례안을 적용해 전국에서 수탁자를 찾을 방침이다.
한편 이날 그동안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해온 ㅅ병원 ㅎ원장이 다음달 10일 병원 폐원을 예고했다. 2011년 병원 운영을 위탁받은 ㅎ원장은 지난 3월19일 갑작스레 운영 포기를 선언했다. ㅎ원장은 “새 수탁자가 나올 때까지 병원을 운영하려 했지만 의사·간호사가 부족해 환자 안전을 책임질 수 없고 매달 8100만원씩 적자가 발생해 병원을 운영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다음달 10일자로 폐업하고 의료기관 개설 허가증을 시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병원에는 환자 120여명이 입원·치료 중이다.
이에 대해 박윤정 청주시노인전문병원 티에프팀 주무관은 “의료법 등을 보면 폐업은 신고제여서 중도 폐업을 막을 구체적 조항이 없다. 간호사 등 인력이 부족해 병원 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형찬 의료연대 충부지부 조직부장은 “관리 주체인 청주시가 나서야 한다. 환자·노동자를 모두 버리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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