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학교, 무상급식 고교생 주민등본 받아라” 하남시 ‘비교육적 행정’ 논란

등록 2015-05-12 22:17수정 2015-05-12 22:17

시의회가 예산 50% 깎자
관내·외 학생 구분하려
학교쪽 “나이스 보면 아는데”
주민번호 등 유출 우려도
경기도 하남시의회가 서울 등 하남 이외 지역 출신 고교생들에게 급식을 중단하려다 50%의 급식비만 지급하도록 해 비판을 산 가운데(<한겨레> 2014년 12월18일치), 이번에는 예산 집행기관인 하남시가 학생 주소를 구분하겠다며 학생들에게 주민등록등본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하남시의 말을 종합하면, 하남시는 시에 주소지를 둔 ‘관내’ 학생과 ‘관외’ 학생을 구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제출받아 주소를 확인한 뒤 1분기 급식비 지원을 신청하라고 7개 고등학교에 통보했다.

이는 하남시의회가 지난해 12월 예산 절감을 명분으로 ‘서울과 경기도 광주·양평 등에 주소지를 둔 관외 거주 학생에게는 급식비를 50%만 지원하라’며 무상급식 예산을 깎았기 때문이다. 하남시의 통보를 받은 고교 7곳 가운데 5곳은 전체 학생들에게 주민등록등본을 제출받아 주소지를 확인한 뒤 급식비 지원을 신청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주민등록등본에는 부모와 학생의 주민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데다, 개인정보 활용 동의도 받아야 한다. 하남시가 지나치게 편의주의 행정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남시는 또 “급식 예산 지원 뒤 시 담당자가 확인할 때까지 학생들에게 제출받은 주민등록등본 복사본을 학교에 보관하라”고 요구해, 무상급식을 빌미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개인정보를 틀어쥐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학적부나 교육정보전산시스템(나이스)을 이용하면 관내·외 거주를 구분할 수 있는데도 시가 이런 조처를 요구하고,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밥 먹으려면 등본 떼어 와라’는 비교육적 행위를 강요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남시 교육지원과 관계자는 “의회가 관내·외 학생을 구분해 급식 예산을 짜줬기 때문에 명확한 구분이 필요했고, 학적부와 실제 주소가 다른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 5명과 새정치민주연합 2명으로 구성된 하남시의회는 “지하철 5호선 하남시 연장 사업으로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 관외 거주 학생에게는 급식비 지원을 전액 중단하고, 관내 거주 학생 급식비는 50%만 지원하라”며 고교 무상급식 예산안 32억원 가운데 19억원을 깎았다. 그러나 ‘지역 차별’, ‘밥상 차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삭감하려던 예산 가운데 9억6천만원을 살려 관외 지역 출신 학생에게는 50%의 급식비만 지원하도록 했다. 하남 지역 고교생은 4700여명이고, 이 가운데 17%가량인 800여명은 다른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