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 사격 훈련장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숨진 박아무개(24)씨의 장례식이 육군 제52사단장으로 15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유족들의 요구로 박씨에 대한 군 영결식은 생략됐다.
희생된 박씨의 유족 1명이 영정을 안고 장례식장을 나섰고, 영결미사를 위해 수도병원 내 성요셉 성당으로 향하는 영정을 유족 5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영정을 따라 무겁게 발걸음을 옮기던 한 유족은 박씨의 이름을 부르며 “어떻게 이렇게 가니…”라고 오열했고, 영결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유족은 성당 밖으로 나와 눈물을 훔치며 침통해 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영결미사가 끝나자 박씨의 주검은 근조 리본을 단 헌병들의 오토바이 2대와 차량 1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수도병원을 빠져나갔다.
이날 군 영결식이 생략됨에 따라 군은 52사단장을 장의위원장으로 지정해 박씨의 장례를 도왔다. 군 관계자는 “유족들이 몸이 편치 않은 박씨의 할머니가 충격을 받을까봐 박씨의 사망 사실을 할머니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들었다.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기 원해 군은 장례 지원 위주로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져 수도병원으로 옮겨진 또 다른 희생자 윤아무개(24)씨의 장례 절차는 유족과 군 사이에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오전 10시37분께 예비군 최아무개(23)씨가 쏜 총에 맞은 예비군은 모두 4명인데, 최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박씨와 윤씨가 숨졌다. 총상을 입은 황아무개(22)씨와 안아무개(25)씨는 현재 각각 강남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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