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를 패러디한 트위터 화면. 이 트위터에는 지난 11일부터 홍 지사를 비꼬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홍 지사의 정장수 비서실장은 이 트위터 계정 사용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홍 지사 풍자글 올렸다가 명예 훼손으로 고발당해
“홍 지사라 착각하는 사람 없어…표현의 자유 침해”
“홍 지사라 착각하는 사람 없어…표현의 자유 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사용하다 버린 트위터 계정을 자신의 것으로 새로 만들어 홍 지사를 비꼬는 글을 써올리다 홍 지사 쪽으로부터 고발당한 이가 오히려 자신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트위터 계정 @JoonPyoHong 사용자는 지난 14일 밤 트위터에 ‘홍준표 도지사 트위터 도용 고발보도에 대한 답변’이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이날 오전 홍 지사의 정장수 비서실장은 “아무런 권한 없이 홍준표 경상남도지사 명의의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홍지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 계정 사용자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고발했다.(▷ 관련기사: 홍준표 경남지사 트위터 이름 도용당해)
이 트위터 계정 사용자는 답변에서, “도용이라는 것은 ‘훔쳐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언제 이 계정이 도둑을 맞았단 말인가. 이 계정은 트위터사의 공식 운영 방침에 따라 적법하게 취득·운영되고 있다. 이 말을 취소하지 않으면 경남도 또한 명예훼손에 의한 고소의 대상이 됨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되받았다. 그는 또 “이름이 홍준표면 전부 홍준표 지사의 명의가 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가? 어째서 @JoonPyoHong 계정이 홍준표 지사의 명의인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는 홍 지사 얼굴을 훼손한 사진을 사용한 것에 대해 “홍 지사 본인이 아닌 패러디 계정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한 약간의 변조”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홍 지사 본인이 글을 써올린 것처럼 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홍 지사 본인인 것처럼 말한 내용이 없다. 또한 이 계정과 멘션을 보고 홍 지사 본인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구나 홍 지사는 트위터 계정을 폐쇄하였으며 지난 2년간 사용한 적도 없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계정이 홍 지사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실제 있지도 않은 일로 고소를 남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표현의 자유를 의도적으로 침해하려는 행위이므로 이를 중단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만약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멘션으로 충분히 알릴 수 있었을텐데 고발부터 한 것은 진짜로 홍 지사가 앞으로 받게될 비난을 줄여보자는 불순한 의도가 느껴지는 행위가 아니었던가 반성해 보시기 바란다”라고 홍 지사에게 충고했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이 트위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의 글을 공유하는 이(팔로워)는 15일 오후 2시 현재 850여명에 이르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고발건을 조사하고 있는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빠르면 오는 18일께 정장수 비서실장을 상대로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홍 지사의 처벌 의사는 확고한지 등에 대한 진술조서를 받을 계획이다. 또 법원에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미국 트위터 본사에 문제의 계정 사용자 정보 제공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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