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의회가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청주시의 새 상징물(CI·사진) 채택 여부를 본회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김병국(새누리당) 청주시의회 의장은 20일 “상임위원회(기획경제위원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부결됐지만 전체 의원들의 뜻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의원 16명의 서명을 받아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22일께 열릴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청주시는 ‘청주’의 영어 철자 ‘시’(C)와 ‘제이’(J)를 조합해 ‘씨앗’처럼 형상화한 새 상징물을 공개했다. 청주시는 “생명의 시작이자 창조의 원동을 씨앗으로 상징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청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청주시의 새 상징물 선정 등을 담은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 조례 일부 개정안’을 심의한 뒤 부결시켰다. 관련 예산 6억100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최진현(새누리당) 청주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당시 심의에서 청주시를 상징하기에는 부족하고, 분명하지 않다는 의견 등 부정적 견해가 많아 부결됐다. 상임위가 부결시킨 것을 의원 연서로 본회의에 상정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두고 찬찬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상임위를 존중하지만 다른 의원들의 뜻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한다.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의회 다수를 차지한 새누리당(21석)에 견줘 열세인 새정치민주연합(17석) 쪽은 상임위를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재곤(새정치민주연합) 시의회 기획경제위 부위원장은 “정치적 힘의 논리로 상임위를 무시한 행태다. 또한 의회 스스로 의회의 권위를 해친 것으로 시민들의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임위가 부결시킨 청주시의 새 상징물 채택 안건을 본회의에 다시 상정한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역행이다. 통합시 출범 1년을 앞두고 상징물 채택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청주시와 시의회 모두 시민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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