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왜 공개하나”
울산시가 열린 감사를 내세워 시 홈페이지에 각종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소속 기관 및 부서를 전혀 알수 없도록 눈가림식 공개를 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울산시 감사반은 지난 8월 중·남·북구와 울주군 등 4개 구·군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집행한 보조금에 대한 전면 감사를 벌여, 18건은 시정·주의 조처하고, 부당하게 집행된 830여만원을 회수했으며, 직원 4명은 훈계 조처했다. 시는 최근 이런 감사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하지만, 공개된 감사결과서엔 적발된 18건의 내용을 6하원칙에 따라 자세히 기록하면서 해당 자치단체 및 부서, 예산을 부당하게 집행한 행사 이름 등 핵심 항목은 대부분 공란으로 표기해 홈페이지 방문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예를 들어, “○구 ○○과가 ○○○○축제 관계자 33명에게 심사비·출연료 등의 명목으로 2300만원을 지급하면서 100여만원의 소득·주민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다”는 식이다.
반면, 감사반은 앞서 울산발전연구원과 차량등록사업소 등 산하 사업소와 동구의 감사결과를 공개할 때에는 업무과실 등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들의 이름을 빼곤 해당 부서와 위반 사항을 빠짐없이 밝혀 놓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핵심사항을 빼놓은 채 감사결과를 공개할 바에야 뭣하러 공개하느냐”며 “대상기관에 따라 결과의 공개 수준에 차이를 두는 것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 감사반 관계자는 “애초 감사결과를 자세히 공개했다가 대상기관의 항의가 잦아 기관 및 부서의 이름을 빼고 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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