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경비 동원 천막뜯고 폭행
대학에 사과 요구…22명 연행
대학에 사과 요구…22명 연행
340일째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대학 쪽이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강제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과 경비용역업체 직원들 사이에 잇단 충돌이 벌어져 노동자 10여명이 다치고,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등 2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과학대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8일 아침 6시30분께 울산지법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행정집행관이 울산과학대 본관 앞에 설치된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농성노동자들을 학교 밖으로 내쫓았다. 노동자들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본관 앞 중앙광장에 대한 것이지 학교 전체는 아니지 않으냐”고 항의했지만, 대학 쪽은 “중앙광장뿐 아니라 대학 안 일체의 농성을 금지한 것”이라고 맞섰다.
쫓겨났던 노동자들은 지원 나온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함께 학교 안에 들어가 다시 천막을 쳤고, 이후 20일까지 천막을 철거하는 대학 경비용역직원들과 노동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잇따랐다. 지난 20일 저녁 8시30분께엔 노동자와 지역주민 40여명이 경비용역직원들의 농성장 강제철거에 대한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대학 본관으로 들어가다 다시 격렬한 충돌에 휘말렸다. 이 과정에서 강 본부장과 청소노동자 등 22명이 경찰에 연행됐으며 노동자 10여명이 다쳤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1일 울산 동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흘 동안 용역경비들에 의해 천막이 뜯기고 나이 든 청소노동자들이 폭행당하는 일이 반복됐는데 경찰은 방관했다. 노동자들이 대학 쪽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기 위해 본관에 들어서자 경고방송조차 없이 폭력적인 연행에 나섰다”며 연행자들에 대한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경찰은 “울산과학대 본관에 진입하기 위해 유리 출입문을 부수고 본관 건물에 침입한 혐의로 22명을 검거했다. 혐의사실에 대한 조사 뒤 신병 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20여명은 지난해 자신들이 소속된 용역업체와 노사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사쪽의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자, 지난해 6월16일부터 대학 본관에 이어 본관 앞 광장 등에 천막을 치고 파업농성을 벌여왔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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