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케이티엑스(KTX) 수서역 개통을 앞두고 정부가 이 일대 그린벨트를 한꺼번에 풀어 개발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너무 성급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수서역사 부지와 역사 남쪽 부지 등 총 38만㎡(수서역세권 전체 60만㎡ 중 수서차량기지 제외)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역세권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며 “올해 말께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케이티엑스 수서역 개통 이전에 그린벨트를 한꺼번에 풀 계획이다. 국토부 철도정책과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이 일대를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하고, ‘역세권개발사업구역’으로도 지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주택건설지구와 역세권개발사업구역을 동시에 지정하는 것은 처음이다.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되면 중앙정부가 자치단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다. 역세권개발사업구역은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국토부는 이렇게 부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수익사업 위주로 개발을 추진중이다.
서울시는 이를 두고 “전례 없는 특혜”라고 비판한다. 공공주택건설지구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역세권개발사업구역은 상업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정하는 것이어서 지정 목적이 상충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오전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한국도시설계학회가 ‘수서 문정 일대,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 갈 것인가?’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서울시 이정화 도시계획과장은 “주거 중심이나 수익성 논리가 아닌 공공성이 담보되는 개발이 이뤄지도록 마스터플랜을 먼저 짜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국토부가 지나치게 속도전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정형 중앙대 교수는 “도시를 급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20세기적 패러다임이다. 20년 정도는 생각하면서 도시 개발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0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2011년 용역 연구, 2012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했던 곳이다. 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토개발의 핵심 요충지가 될 수 있는 수서역 일대가 공공주택건설지구로 지정되면 주거 위주 개발이 이뤄져 국토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대해 방청자로 참석한 강남구청 장원석 교통정책과장은 “강남구는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면적 비율을 20% 이하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럴 경우엔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또다른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