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부모가 술을 마시고 30개월 된 친딸을 밀대자루로 때려 숨지게 한 일이 일어났다.
울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3일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딸(2)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전아무개(34·여·주부)·박아무개(29·회사원)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 2일 저녁 울산 동구에 있는 자기 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딸이 칭얼거린다는 이유로 알루미늄 밀대자루로 머리와 온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도 뒤늦게 집에 돌아와 전씨와 술을 마시다 전씨에게 맞은 딸이 울면서 안겨오자 주먹으로 여러 차례 머리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갑자기 딸이 숨을 쉬지 않자 밤 11시11분께 119로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40여분 뒤 끝내 딸이 숨지고 말았다. 전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어린이집에서 딸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딸이 말을 듣지 않고 울면서 따라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으로 입과 머리를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씨가 어린이집으로부터 딸이 말썽이니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고 딸을 데려오는데 울며 따라오지 않고 집에서도 밥도 안 먹고 말을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전씨는 집에서 소주 한 병 정도 마셨고, 남편 박씨가 회사에서 돌아온 뒤에 또 소주 서너병을 함께 마셔 좀 취한 상태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에게는 숨진 딸 외에 5살 된 큰딸이 있는데,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숨진 딸이 태어나자 충남에 있는 할머니집에 두 딸을 맡겼다가 올해 1월 다시 데려와 키워온 것으로 파악됐다. 큰딸은 현재 울산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보호하고 있다.
경찰은 전씨 부부를 상대로 평소에도 숨진 딸을 폭행 또는 학대했는지, 큰딸에게도 폭행 또는 학대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계속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