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명만 남고 모두 옮겨가
시, 임시폐쇄 알리는 현판 걸어
노조 “청주시가 정상화 나서야”
시, 임시폐쇄 알리는 현판 걸어
노조 “청주시가 정상화 나서야”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환자 대부분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등 사실상 폐원 절차에 들어갔다. 청주시가 두 차례에 걸친 공모 끝에 청주병원을 새 수탁 예정자로 뽑았지만, 청주병원과 노인전문병원 노동조합이 사전협의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노인병원은 결국 폐원을 맞게 됐다.
청주시는 4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현관에 병원 임시폐쇄를 알리는 대형 게시판을 설치했다. 시는 이 게시판에서 “장기간 노사문제와 경영 악화 등으로 병원 운영자가 수탁을 포기했다. 병원 건물·장비는 공유재산이므로 불법 점거·점유하거나 훼손하면 처벌받는다”고 밝혔다.
4일 오후까지 청주노인전문병원엔 환자 1명만 남았다. 지난 3월 민간 위탁운영자인 ㅅ병원 ㅎ원장이 수탁 포기 선언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140여명이 입원·치료 중이었지만 이후 하나둘 병원을 빠져나갔다. 앞서 ㅎ원장은 경영난, 의료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6일까지만 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인전문병원 정상화의 길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수탁 예정자인 청주병원과 노조 쪽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와 청주병원은 수탁 전인 지난달 19~20일, 수탁 뒤인 27~31일 사이 수차례 만나 협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철수 청주시 노인전문병원 티에프팀장은 “시의 중재로 몇차례 만나 고용·정년 보장, 근무제 등의 문제엔 접근했지만 노사 교섭 당사자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다. 청주병원은 노인병원 노조만을 교섭 대상자로 인정하겠다는 뜻이지만 노조가 상급단체인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를 참여시키려 하면서 타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수탁 예정자인 청주병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사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탁을 포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노조는 5일 오후 청주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참이다. 조은희 의료연대본부 충북지부 노인병원분회 사무장은 “시립병원을 폐원에 이르게 한 청주시의 무능 행정을 규탄한다. 청주병원이 노조에 식물노조 협약을 강요하고 있어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공공재인 노인병원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다하고, 청주병원은 전향적 자세로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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