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주차공간 부족” 평가 무시
뒤늦게 60억원 들여 4월부터 착공
공정 45% 불과…지상은 사용 힘들듯
시의회 예산승인 전 공사해 논란
뒤늦게 60억원 들여 4월부터 착공
공정 45% 불과…지상은 사용 힘들듯
시의회 예산승인 전 공사해 논란
광주시가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 전에 준공이 어려운 다목적체육관 주차장 증설공사를 뒤늦게 벌여,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광주시는 지난 4월15일 광주시 광산구 산정동 광주여대 구내에 있는 유니버시아드 다목적체육관의 주차장을 애초 503면에서 781면으로 늘리는 공사를 착공했다. 60억원을 들여 체육관 서쪽의 지상주차장을 지상 1층, 지하 1층의 2층 주차장(6020㎡)으로 증설한다. 현재 공정은 45%로 공사가 순조로워도 지하 224면만 쓸 수 있고, 지상 349면은 쓰기 어렵다.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사고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시는 개막 전인 6월말까지 골조·기본 공사를 마친 뒤 7월3~14일 대회 때 사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후 8월말까지 조경·마감 등 마무리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8일 “현재 공정으로는 대회 때 사용을 장담하기 어렵다. 최대한 공사를 서둘러 지하라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애초 2012년 체육관 교통영향분석 때 주차장 1154면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경제성을 앞세워 503면을 설치했다가 지난해 말 주차공간 부족, 공간 사후활용, 주민편의 제공 등을 이유로 방침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광주여대에 주차공간을 늘려주는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광주시의회에서 예산을 승인받기도 전에 착공을 했다는 흠결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5일 추경예산을 심의하면서 시비 30억원의 승인을 보류했다. 시의회는 “3년 전부터 시작된 공사인데도 개막 몇달 전에 무리하게 설계를 변경했다. 대회 기간에 쓰지 못할 주차장을 증설할 이유가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성명을 내어 특혜 시비와 절차의 흠결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 김민경 사무처장은 “광주시는 무리한 주차장 증설과 예산심의권 침해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박주욱 시 경기시설과장은 “광주여대에서 공사비의 절반을 부담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증설이 논의됐다. 하지만 중앙부처의 승인이 지연되면서 착공이 늦어졌다. 공사에 적어도 넉달이 필요해 의회 승인 전에 공사를 서두른 점을 시의회에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다목적체육관은 803억원을 들여 지상 3층, 지하 2층, 연면적 2만7723㎡, 관람석 8327석 규모로 지어진다. 유니버시아드 때 양학선·손연재 등이 출전하는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등의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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