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상징물 사용중단 배경 설명하며
새누리 의원들에 새정치 비난문자
새정치쪽 “시민 모욕” 항의성명
새누리 의원들에 새정치 비난문자
새정치쪽 “시민 모욕” 항의성명
충북 청주시의 새 상징물(CI)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엔 새 상징물 사용 잠정 중단을 선언한 이승훈(60·새누리당) 청주시장이 같은 당 소속 시의원 21명 전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뇌관이 됐다. 이 시장은 지난 6일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원들에게 새 상징물 사용 중단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가 된 것은 ‘소위 입법을 하는 시의원이 무식하게 법상 불가능한 것도 모른다…’는 내용이었다. 이 시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무식하다’고 꼬집은 내용이 그대로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알려지면서 의회가 발칵 뒤집혔다.
청주시의회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6명은 8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이승훈 시장은 85만 청주시민에게 즉각 사죄하라’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 시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를 보고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 시장이 시의원들을 무식하다고 비난한 것은 시의원을 선출한 시민을 모욕한 것이다. 이 시장은 모욕 문자를 보낸 데 대해 청주시민에게 즉각 사죄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이 시장에게 이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의회를 경시하는 것은 아니다. 본뜻이 잘못 전달됐다. 오해”라는 뜻을 전했다.
청주시의회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7명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최충진 의원)를 꾸리고 이 시장과 각을 세우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 시장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 이 시장이 사과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시정을 펼칠 때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쪽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자메시지 유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분열 움직임이 나타나자,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충북도당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황영호 새누리당 청주시의회 원내대표는 “시의회 파행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 상징물로 불거진 문제는 적정한 시기에 대화와 타협으로 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는 새 상징물 제작을 추진했지만 지난달 15일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가 부결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하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표결 처리하면서 새정치연합 쪽이 집단 반발하자 이 시장은 지난 4일 새 상징물 선포·시행 보류를 선언하는 등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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