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지역감염 막겠다며 시장이 직접 나서 감염 환자 조처 내역 등을 공개했던 경기도 성남시가, 정작 지역 내 메르스 환자 발생 사실을 11시간 넘게 감췄다.
특히 이 환자는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감염이 의심돼 1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계속 열이 나 나흘 뒤 2차 검사를 의뢰해 양성 판정을 받았다.
9일 성남시 등의 말을 종합하면, 성남시 중원구에 사는 40대 남성이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심한 열이 나 6월5일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서울재활의학과를 방문해 외래 진료를 받았다. 이후 열이 계속되자 이 남성은 지난 7일 성남중앙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귀가 조처됐다.
그러나 또다시 고열에 시달리던 이 환자는 지난 8일 다시 성남중앙병원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9일 새벽 1시30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고 서울국립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 중이다.
이 과정에서 성남시는 지난 5일부터 8일 동안 이 환자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않았고 병원 쪽도 단순 감기 환자로 알고 환자를 방치했다. 또한, 시는 9일 오전 8시30분 메르스 관련 종합대책회의를 열고도 몇몇 시 간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뿐 외부에 일체 알리지도 않았다.
시는 이어 메르스 환자 감염 및 발생 사실을 확인한 취재진의 문의가 잇따르는데도, 중원구보건소장과 관계자는 물론 시 고위 관계자 조차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9일 오후 12시55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5년 6월9일 12시 현재 성남시민 메르스 환자 발생 현황 및 조치 내용>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성남시 사후 조처 등을 설명하는데 그쳤다.
앞서 이 시장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적 차원의 조처로 메르스 감염 관련 기본정보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시각각 공개해 시민들의 호응을 받았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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