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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화교, 이주 100년 행사 풍성…8∼11일 화교거리서

등록 2005-10-06 21:37수정 2005-10-06 21:37

한때 화교들이 몰려 살아 ‘화교의 거리’란 이름이 붙여진 대구시 중구 종로 가톨릭 근로자회관 앞길.  화교들이 대구 전지역으로 흩어지면서 지금은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 4∼5곳과 화교소학교만 남아있다.  대구화교협회 제공
한때 화교들이 몰려 살아 ‘화교의 거리’란 이름이 붙여진 대구시 중구 종로 가톨릭 근로자회관 앞길. 화교들이 대구 전지역으로 흩어지면서 지금은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국 음식점 4∼5곳과 화교소학교만 남아있다. 대구화교협회 제공
사자춤·용춤 보고 자장면 맛보러 오세요
대구화교협회가 화교들이 대구에 첫발을 내디딘 지 올해로 꼭 100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행사는 8일부터 11일까지 대구시 중구 종로 ‘화교 거리’를 중심으로 도심지 곳곳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9일 오후 6시 대구화교소학교에서 열린다. 개막식 식전행사로 중국 전통인물과 사자춤, 용춤, 왕서방, 강시 등 극중 캐릭터로 꾸민 출연진 300여명이 화교거리∼엑슨밀라노∼대구백화점∼중앙파출소∼반월당∼약전골목 네거리를 돌아오는 퍼레이드를 펼친다.

중국식 홍등 200여개를 거리 곳곳에 내걸어 영화에서 흔히 보는 중국의 밤거리를 재연한다.

중국 화남성 청소년 기예단이 선보이는 중국의 전통 묘기도 볼만하다.

행사 기간중 3차례에 걸쳐 천주교 대구대교구, 성유스티노신학교, 수녀원, 계명대 의료원의 동산박물관, 계산성당, 옛 제일교회 등지를 돌아보며 대구화교들이 어떻게 대구에 정착했는지, 이들이 남긴 근대 건축물이 무엇인지를 알아 볼수 도 있다. 대구화교소학교에서는 11일 오전 10시 일본 하나조노대 강재언교수, 일본 교토소세대 이정희 교수, 중국 남개대학 김상욱 교수등이 참여하는 화교 정착 100주년 심포지움도 마련돼있다.

8일과 9일, 화교의 거리를 찾으면 중국식 자장면, 깐풍기, 오향장육, 유산슬 등 중국 요리와 전통 중국차, 중국 한약 등을 싼값에 맛 볼 수 있다. 중국의 전통 의상과 전통 가구, 공예품 등도 구경할 수 있다. (053)246-5749.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복지혜택 없어 늘 이방인 신세 이제라도 더불어 살았으면”

대구화교협회 소상원 회장

대구에 화교들이 처음 들어온 해는 1905년이다. 조선총독부 자료에 ‘대구에 화교 2명이 살기 시작했다’는 기록만 있을 뿐 이들이 누구이며 무엇을 하며 살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1910년부터 해마다 화교 인구가 늘어나 1930년에는 2300여명을 웃돌았다. 이들은 주로 ‘화교의 거리’에 모여 살았으며 중국 음식점, 비단 포목점, 잡화상 등을 운영했다.

지금은 대구에 950여명이 살고 있다. 거주 지역도 화교의 거리를 벗어나 대구시내 전역으로 흩어졌고 대부분이 중국 음식점으로 열어 생계를 꾸려나간다. 1972년쯤 대구지역에서 화교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구화교협회 소상원(59·사진) 회장은 “대구에 사는 화교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차이나타운이 있는 인천 등지로 떠난다”고 말했다. 화교들은 공직이나 대기업 취업이 어려워 요즘은 여행사나 관광 가이드쪽으로 많이 진출한다. 대만과 미국, 캐나다 쪽으로 이민을 떠나기도 한다. 가업을 이어받아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청년들이 많지 않다고 한다. 소 회장의 자녀 3명도 경기도 부천, 인천, 대만으로 떠났다. 소 회장은 대구에 꼬박 35년동안 살았다.

그는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때 투표를 할 수 없다”며 “세금은 한국사람과 꼭 같이 내는데 이럴 수 가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대구에 사는 화교 가운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지만 경로 우대, 장애인, 영세민 수당 등 복지 혜택은 전혀 없고 사업을 하려면 은행대출도 불가능하다는 말도 털어놨다. 소 회장은 “화교들이 대구에 100년을 살았지만, 문이 닫힌 채 늘 ‘이방인’으로 살아왔다”며 “100주년 기념 행사를 계기로 대구시민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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