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가방을 이른바 ‘해외직구(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물품 등을 직접 구매)’ 한 정품으로 속여 팔아 수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중국에서 만든 짝퉁을 국내로 들여올 때 세관에서 관세를 낸 뒤, 이 통관 자료를 근거로 정품이라고 구매자를 속였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상표법 위반 등 혐의로 정아무개(34)씨를 구속하고 공범 임아무개(42)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정씨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광저우 일대에서 생산된 가짜 명품가방 2300여점(정품시가 11억원 상당)을 박아무개(42)씨 등 1900여명에게 판매해 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외배송업체를 통해 짝퉁을 들여오면서 정상적으로 관세를 냈다. 인터넷사이트로 해외직구를 한 피해자들에게 정품의 근거로 세관 통관 자료 등을 제시해, 의심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씨 등은 운영하는 블로그에 미국, 홍콩 등 현지에서 직접 가방을 구입해 다시 판매를 하는 것처럼 허위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블로그 방문자 수를 조작해 파워블로거 행세도 했다.
경찰은 “정씨 일당은 짝퉁을 의심하는 피해자들이 블로그에 항의하는 글을 올리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다른 죄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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