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랭지 채소단지 42%만 파종
영동 11개 마을 215세대에 식수 배달
영동 11개 마을 215세대에 식수 배달
경기지역보다 일찍 가뭄이 든 강원과 충북은 제한급수를 하는 등 가뭄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춘천과 수도권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강원 소양강댐은 17일 응급조처를 시작했다. 이틀 전인 15일까지만 해도 초당 52.7t씩 방류하던 물을 이날부터 초당 8.7t으로 80% 이상 줄였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2.31m를 기록해 역대 최저인 151.93m(1978년 6월24일)에 38㎝만 남겨둔 상태다. 댐 수위가 150m 아래로 떨어지면 전력생산이 중단되며, 생활용수 공급도 차질을 빚는다. 소양강댐관리단 관계자는 “수위가 150m 아래로 내려가 생활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충주댐 등과 방류량을 실소요량에 맞춰 최소로 조절했다. 특단의 조처”라고 말했다.
속초시는 이날부터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지난달 속초지역 강수량이 9.2㎜로 평년의 10%에도 못 미치면서 속초지역의 주 취수원인 쌍천이 말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속초 주민의 98%인 8만500명(3만6100가구)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6시까지 8시간 동안 급수를 제한받는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충북지역도 지난 15일 영동군 학산면 범화리 30가구 66명에게 차량으로 운반 급수를 하는 등 11개 마을 215가구 564명에게 먹을 물을 배달하고 있다.
논밭도 타들어가고 있다. 강원의 올해 강수량은 160.8㎜로 평년의 48% 수준이다. 충북도 올해 216.7㎜가 내려 평년의 70%에 그쳤으며, 저수량은 평균 51%로 바닥을 보이고 있다.
물이 모자라 강원 강릉·동해·속초·삼척 등 동해안 시·군 6곳의 70㏊가 모내기를 못했으며, 평창과 양구, 횡성 등 시·군 14곳 3478㏊의 밭작물이 시들음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내 고랭지 배추의 98%를 재배하는 강원지역 채소단지 3038㏊ 가운데 42.2%만 파종을 했다. 강릉 왕산면 ‘안반데기’ 마을의 농민 전우식(51)씨는 “비가 오지 않아 파종을 미루고 있다. 이대로라면 작황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춘천 청주/박수혁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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