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마당
‘세계의 지붕’ 네팔의 착한 사람들을 도우려고 충북의 10개 단체가 모인 ‘지구촌 하나 되기 나눔과 동행’이 최근 네팔을 찾았다. 청주를 상징하는 ‘직지’ 원정대를 꾸려 일곱 차례 히말라야를 등반하고, 히말라야 오지마을 체험단을 꾸려 해마다 네팔을 찾는 등 충북은 네팔을 친구처럼 여겨왔다.
계속되는 여진으로 구호팀마저 빠져나간 네팔은 썰렁함 그 자체였다. 나눔과 동행 팀은 이번 대지진 최대 피해 지역으로 알려진 신두팔초크 카질룽 마을로 향했다. 카질룽은 셰르파족 전통마을로 20가구가 있다. 집도 학교도 모두 무너졌다.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곳이지만 차로 여섯 시간, 걸어서 한 시간 걸리는 오지다 보니 구호팀조차 찾아오지 않았다. 주민들은 처음으로 외지인이 왔다고 반겼다.
우리는 마을 중간 산허리에 텐트를 치고 주민들과 간단히 상견례한 뒤 다음날부터 일정을 시작했다. 임시 집 지붕에 천막을 씌우고 집집마다 태양광을 설치했다. 마을 이장 격인 한 셰르파는 “이 빛은 어둠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희망을 선물한 것이다. 절망 속에서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는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미리 준비해 간 함석 60장으로 허름하지만 임시 학교를 세우고 현판을 달았다. 학교의 교사는 “천막에서 공부하려면 너무 더운데 건물이 생겨서 행복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학생들은 임시 학교에서 우리 팀원들과 종이접기, 실뜨기 등을 하며 즐거워했다. 학교 밖 넓은 길에서 제기차기, 요요 등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절망도 모두 날려보냈다.
우리는 학교 신축 비용 5천달러를 기부했다. 주민들은 돈을 더 모아 새 학교를 지으면 꼭 ‘직지’라는 이름을 넣겠다고 약속했다. 직지의 본향 청주에서 온 이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와 같이 오래도록 희망을 잃지 않겠다는 뜻도 전했다.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날 팀원들은 “우리가 베푼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을 받아 힐링이 됐다”고 했다. 우리는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학교 신축에 부족한 자금을 보태고, 학교의 운영을 지원하고, 간호요원을 배치해 마을 주민의 진료도 돕기로 했다. 이 마을을 중심으로 충북인 등을 유치하는 트레킹 코스 개발도 추진해볼 생각이다.
지구촌 하나 되기 나눔과 동행 팀이 작으나마 네팔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시민들이 십시일반 사랑과 정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착한 네팔인이 다시 일어서고,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사랑을 나눠줬으면 한다.
박연수 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박연수 청풍명월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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