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0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 제주섬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비상이 걸렸다. 141번째 환자가 메르스 확진전 3박4일 제주여행에 나서 호텔과 공항, 식당, 관광지 등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 환자의 제주여행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까지 온나라가 메르스로 앓고 있는 가운데도 제주도는 ‘메르스 청정지역’이었으나 18일 메르스 중앙대책본부가 141번째 환자가 메르스 확진전 제주여행을 다녀갔다고 발표하면서 발칵 뒤집혔다.
이 환자가 투숙했던 제주신라호텔은 메르스가 진정될 때까지 영업 중단에 들어갔고, 일부 직원들은 자가격리됐다. 제주도는 즉각 방역을 실시하고, 중앙역학조사반도 급파돼 역학조사를 벌였다.
도는 1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이 환자의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공항과 호텔 폐회로텔레비전(CCTV), 신용카드 전표, 관광지 관계자와 일행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제주도 여행동선을 공개했다. 이 환자는 일행 11명과 함께 5일 오후 1시42분 제주공항에 도착한 뒤 승합렌터카를 이용해 신라호텔로 이동했으며, 8일 오후 4시 서울로 떠날 때까지 호텔 주변 오성토속음식점, 제주시 해안도로 삼다도횟집, 코코몽 파크랜드와 제주승마장 등을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도는 밀접접촉자 등 모두 166명을 확인해 85명을 자가격리하고, 81명을 능동감시자로 분류해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제주도교육청도 각급 학교에 긴급 연락해 환자의 여행동선에 다녀온 학생 파악에 나섰다. 19일 오전 현재 환자가 있었던 객실에 묵었던 중·고등학생과 부모가 호텔에 다니는 자녀 등 3명은 자가격리됐다.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아들 친구가 호텔 수영장에 다녀왔는데 문제가 없느냐”며 초조해 했다.
제주시의 한 어린이집은 “코코몽랜드에 다녀온 어린이가 있어 자가격리중에 있다. 발열증상은 없다”고 밝혔다. 한 렌터카 회사 관계자는 “어느 렌터카 회사 차량이냐”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제주도는 환자의 제주 여행 시기 같은 시간대에 해당 음식점이나 관광지, 공항 등의 이용자들은 의심스런 증상만 있어도 보건당국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하고, 동선에 포함된 신고대상 음식점 등은 방송자막 등을 통해 계속 알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환자와 3박4일 동안 같이 있었던 일행들에게서도 증상이 전혀 없어 제주에서 발병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도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자가격리는 14일에서 3일을 추가하고, 능동감시 기간은 7일을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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