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번 환자’와 접촉자 자녀 격리 관련
원희룡 지사 “학생들 과잉 격리” 비판
이석문 교육감 “안심할 수 없어” 반박
원희룡 지사 “학생들 과잉 격리” 비판
이석문 교육감 “안심할 수 없어” 반박
제주도교육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전 제주 여행을 다녀간 141번째 환자와 같은 시간대 이동 동선에 있거나 밀접 접촉한 주민 등의 자녀들을 자가격리한 데 대해, 도교육청과 원희룡 지사가 맞서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및 경제위기 극복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교육현장에서 일부 학부모들의 성화에 못 이겨 매우 비교육적인 조치가 있었다”며 교육청의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141번째 환자의)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파악을 통해 모두 격리조치했다. 그럼에도 아무런 근거도 없이 (밀접 접촉자가 근무하는) 업체 직원이거나 직원 자녀라는 이유로 일부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평생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행정은 불필요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것을 배려하면서 신중히 조치를 취해 나가고 있는데, 교육현장에서 비교육적인 조치가 일부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메르스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교육청이 불필요한 대응으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취지다.
도교육청은 환자가 제주 여행을 다녀간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같은 시간대 호텔과 식당, 관광지 등의 이용자와 밀접 접촉자의 학생 자녀들을 파악해 학생 270명과 교직원 14명 등 모두 284명을 자가격리하고 있다.
원 지사의 발언에 도교육청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석문 교육감은 이날 교육청 기획조정회의에서 “메르스 사태 대처와 관련해서는 과잉대응이 좋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 교육감은 “일각에서는 메르스가 진정세에 들어섰다고 조심스레 예측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식 시점은 빨라도 7월 말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에 여름 기간 단 1%의 경계도 늦추지 말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장영 도교육청 학생안전생활과장도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 때문에 도교육청은 선제대응을 해왔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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