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새 업무규정안 요건 비판
“위법·부당사실 증거 제출 의무화는
조사권 없는 민간에 지나친 요구”
“위법·부당사실 증거 제출 의무화는
조사권 없는 민간에 지나친 요구”
제주도감사위원회가 조사청구 과정에서 입증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긴 조사업무처리 규정안을 내놓아 민간에 입증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제주경실련)은 8일 제주도감사위가 행정예고중인 ‘제주도감사위원회 조사업무 처리규정안’이 과도한 요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의 수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규정안은 자치감사 대상 범위, 사건처리 기준과 절차, 직무 감찰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규정안을 보면 도민이나 비영리민간단체 등은 감사위의 감사 대상 기관이 위법·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했거나 공무원이 복무규정 등을 위반한 사실에 대해 조사(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문제는 ‘조사청구 요건 및 방법’에 “조사를 청구할 때는 위법·부당한 사실에 대해 입증이 될 만한 증거자료 등을 덧붙여 제출해야 한다”고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는 점이다.
제주경실련은 “도민과 비영리민간단체에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한 것은 조사권과 수사권이 없는 민간에 입증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내 사례를 살펴봐도 신고자(청구자)에게 입증자료 제출을 의무화한 규정은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경실련은 “규정안대로라면 공공기관의 부패행위나 위법·부당한 행위를 발견해도 구체적인 입증자료가 없으면 조사청구를 못하는 등 청구권을 지나치게 제약해 공익신고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는 규정을 ‘제출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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