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28일 저녁 경남 밀양시 영남루 앞 계단에서 열린 ‘밀양 송전탑 반대 제1회 촛불문화제’ 모습. 제200회 촛불문화제가 오는 18일 저녁 7시 밀양역 광장에서 열린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제공
“송전탑 완공됐지만 눈물 안말라
보상금 거부 투쟁 주민 등 격려”
대책위, 행사 계속 열어가기로
보상금 거부 투쟁 주민 등 격려”
대책위, 행사 계속 열어가기로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2012년 1월 시작된 경남 밀양 주민들의 촛불문화제가 200회를 맞았다. 송전탑 공사는 이미 지난해 말 완공됐고 송전선로도 지난달 상업운전에 들어갔지만, 밀양 주민들은 촛불문화제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13일 “밀양 송전탑 반대 제200회 촛불문화제 ‘기념’을 18일 저녁 7시 밀양역 광장에서 열기로 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문에 연기했던 6·11 행정대집행 1주년 문화제 ‘기억’도 이날 함께 열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제엔 밀양 765㎸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문화제에 앞서 이날 오후 3시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설치했던 농성장이 있었던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 101번, 상동면 고정리 115번, 부북면 위양리 127번과 129번 송전탑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화제 진행은 김덕진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이 맡는다.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여러 마을로 흩어져 마을회관에서 숙박하며 주민들과 어울릴 예정이다.
촛불문화제는 2012년 1월16일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주민 이치우(당시 74살)씨가 몸에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씨를 추모하기 위해 같은 달 28일 밀양 영남루 앞 계단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열리다가, 같은 해 9월부터 매주 토요일 저녁에 열리고 있다.
이계삼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미 송전탑 공사가 완료돼 ‘주민들의 눈물’을 타고 전기가 흐르고 있지만, 촛불문화제는 여전히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는 225가구 주민들에게 단결의 장, 학습공간,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한달에 두차례로 횟수를 줄여, 둘째·넷째 토요일마다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밀양시와 창녕군 등 5개 시·군 90.5㎞ 구간에 송전탑 161개를 세우고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2008년 착공해 지난해 말 완공했다. 이 과정에서 밀양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거세게 반발했으나, 밀양시와 경찰은 지난해 6월11일 밀양시 직원 200명과 경찰 20개 중대 2000여명을 동원해 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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