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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길가 건물 하나 치웠더니…‘서울 근대 풍경’이 시민 곁으로

등록 2015-07-26 19:27수정 2015-07-2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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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언론회관 건물에서 내려다본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6일 한국언론회관 건물에서 내려다본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모습.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국세청 남대문별관 헐리며
성공회 서울성당 드러나
광복절까지 철거…건물전경 한눈에
영국 건축가 아서 딕슨과
한국 건축가 김원의
70년 뛰어넘은 합작품 감탄사
서울 중구 정동에 새로운 풍경이 하나 더해졌다.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 중세 유럽풍의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성공회 서울성당)이 그 주인공이다. 78년 동안 앞 건물에 가로막혀 성당 근처 길이나 도로에서는 성당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지난 5월 성당 앞 건물 철거를 하면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요즘 서울 도심을 지나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며 감탄하는 시민들이 자주 눈에 띈다.

■ 서울의 이미지가 바뀌다 국내에 중세 유럽풍의 석조건물은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성공회 서울성당이 큰길가에 드러난 이 ‘사건’은 서울에 특정한 이미지를 더했다는 의미가 있다. 서울은 경복궁 등 조선시대 모습뿐만 아니라 1900년대 초 근대 서울 풍경도 함께 간직한 도시공간이라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차별성이 도드라지게 됐다.

성당을 가로막고 있던 건물은 1937년 일제가 지은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 별관(국세청 별관)이다. 서울시는 “일제에 훼손된 대한제국의 숨결과 세종대로 일대의 역사성을 회복하고 근대 서울의 원풍경을 복원한다”며 지난 5월13일 이 건물의 철거작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기둥 23개와 벽체 일부만 남았다. 서울시는 이곳의 지상·지하 공간을 포함해 덕수궁~시청~서울광장~세종대로 지하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설계공모한다고 27일 밝혔다.

■ 영국·한국 건축가의 꿈 1922년 영국의 저명한 건축가 아서 딕슨의 설계로 착공된 이 건물은 1996년에야 김원(72)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가 완공했다. 애초 설계대로라면 지금과 같이, 위에서 내려다볼 때 라틴십자가(†)의 모습이어야 했지만 재정난 탓에 1926년 작은 정십자(+) 모양으로 부분 준공됐다.

성공회 서울성당은 서울주교좌성당 창립 100주년인 1991년 김 대표에게 설계를 맡겼다. 그러나 원 설계도가 없었다. 주한 영국대사관도 찾지 못했다. 영국의 유명 건축가는 모두 영국왕립건축학회 소속이라는 점에 착안한 김 대표는 학회 저널을 통해 아서 딕슨의 건축도면이 모두 고향인 리버풀 도서관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성당 설계도를 펼쳐 본 순간 현대건축 기법을 더해 ‘김원 스타일’을 만들어보고 싶었던 김 대표는 마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설계도를 쫙 펼쳐 보니 도면을 자른 표시가 있더라고요. 그때 심정이 어땠을까, 그 표시가 마치 후배 건축가에게 보내는 편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마치 ‘완성해달라’는 것 같았지요.”

완성된 성공회 서울성당은 이제 어느 부분이 아서 딕슨 시절의 것이고, 어느 부분이 김원의 건축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푸른 잔디밭 위에 빨간 지붕의 유럽풍 건물 모습. 김 대표는 대학 재학 시절 이곳을 지날 때마다 그 모습을 그렸다. 8월15일 철거작업을 끝내고 가림막을 치우면 이 모습이 공개된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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