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인사 뒤 문자메시지로 만족도 조사
매번 “90% 이상 만족” 결과 나와
직원들 “오른손으로 인사하고 왼손으로 평가”
교육청 “익명성 철저히 보장된다”
매번 “90% 이상 만족” 결과 나와
직원들 “오른손으로 인사하고 왼손으로 평가”
교육청 “익명성 철저히 보장된다”
매년 두 차례 정기인사에 만족하는 공무원이 90%가 넘는다는 경북교육청의 설문조사 결과가 입방아에 올랐다.
경북교육청은 해마다 2차례씩 공무원들의 정기 인사이동을 실시한 뒤 설문조사를 벌여 직원들 가운데 94∼96%가 인사에 만족한다는 결과를 발표해왔다. 주변에서는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경북교육청은 3일 “지난 7월1일 실시한 인사이동으로 자리를 옮긴 직원 505명 가운데 무작위로 뽑은 100명을 상대로 만족하느냐 여부 등을 물어봤더니 94%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매우 만족’이 70%, ‘어느 정도 만족’이 24%로 나타났으며, ‘불만족’은 6%에 그쳤다고 밝혔다.
경북교육청쪽은“인사이동이 끝나면 경북교육청 산하기관인 경북교육연구원에서 인사이동된 공무원 505명 가운데 무작위로 뽑은 100명에게 휴대폰 문자를 보내 설문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하면 단 1명도 빠지지 않고 설문에 응답한다고 설명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은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된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이런 방법으로 매년 1월1일과 7월1일 인사이동을 끝낸 뒤 설문조사를 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만족도가 94%, 지난 1월에는 96.5%로 각각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경북교육청 직원들은 경북교육감이 실시한 인사이동을 산하기관인 경북교육연구원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 오른손으로 인사하고 왼손으로 평가하는 격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과연 익명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90% 이상이 만족하는 인사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 ‘인사 결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외부기관에 넘겨 평가를 해야 되지 않느냐’는 등의 주장도 나왔다.
경북교육청 노조 쪽은 “낯간지럽고 속보이는 처사임에 분명하다. 중단하도록 몇차례 요청했지만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익명성이 진짜로 보장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김태원 경북교육청 행정지원국장은 “매년 조사를 해왔다. 만족한다는 대답이 늘 90%를 넘는다. 외부에서는 어떻게 보일지 몰라도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된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