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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만에 인정받은 독립운동…손자·딸 “이제야 위안”

등록 2015-08-12 20:14수정 2015-08-16 15:33

(왼쪽부터) 송학섭씨, 김정임씨. 사진 화성시 제공
(왼쪽부터) 송학섭씨, 김정임씨. 사진 화성시 제공
송성호·홍복용 선생에 건국훈장·표창
손자·딸 “숨죽여온 삶 이제야 위안”
“독립운동가라지만 쉬쉬하면서 지내왔는데….”

오는 15일 광복 70돌을 맞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는 송성호 선생의 손자 송학섭(81)씨는 “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셨다는 것을 해방되던 11살 때 알았는데, 이제 독립운동가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송 선생이 숨진 지 97년 만의 일이다.

훈장이 추서된 송 선생은 기미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지던 1919년 4월 경기 화성의 장안·우정 지역 만세운동을 이끌다 일본 군경의 대대적인 보복 학살 과정에서 총을 맞고 순국했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숨진 ‘피살자 명부’에는 3명이 있지만 확인된 1명에게만 훈장이 추서됐는데, 이번에 송 선생의 행적이 추가 확인돼 훈장 수여가 이뤄졌다.

12일 화성시 제암리 순국유적지에서 화성시가 연 ‘독립유공자 후손 및 강제동원 피해자와 함께하는 광복 70주년 행사’에서 만난 송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가세가 기울고 소작농으로 가족이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던 기억밖에 없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순경이 무서워서, 해방 뒤에는 먹고살기 힘들어 할아버지를 잊고 지냈다”고 털어놨다.

대통령 표창을 받는 홍복용 선생의 딸 김정임(75)씨도 이날 행사장에 참석했다. 홍 선생은 1919년 3월26일부터 28일까지 펼쳐진 화성 송산의 만세운동과 일본 경찰 순사부장인 노구치를 죽인 주모자로 지목돼 징역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하지만 검거 당시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 바람에 후손을 찾지 못하다가, 이번에 후손이 확인돼 표창이 이뤄졌다. 김씨는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다 보니 배고픈 기억밖에 없다. 어머니는 삼남매를 평생 혼자서 어렵게 키웠다.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으나 이제 다소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잊힌 독립운동가들이 하나둘 발굴된 것은 화성시가 경기 남부 최대 독립운동 발생지인 화성 지역 독립유공자 108명을 추적하는 ‘독립운동 관련 역사 콘텐츠 개발사업’을 통해 관련 자료를 발굴하고 후손을 추적해 확인한 덕분이다. 이정일 화성시 학예연구사는 “아직도 독립운동가 7~8명의 행적은 나오는데 후손들이 뿔뿔이 흩어져 찾지 못하고 있다. 광고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다. 잊힌 독립운동가들이 이분들뿐일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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