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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교수님의 희생 헛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등록 2015-08-21 20:16수정 2015-08-21 22:00

부산대 고현철 교수 21일 영결식
전국 교수·학생 500여명 참석
“총장 직선 등 대학 민주화 이룰 것”
7개 교수단체, 비대위 결성
21일 오전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열린 고현철 교수의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 교수는 지난 17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부산/연합뉴스
21일 오전 부산대 10·16기념관에서 열린 고현철 교수의 영결식에서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 교수는 지난 17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부산/연합뉴스
교육부의 총장 간선제 압박에 맞서 대학 민주화를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현철(54) 부산대 국문학과 교수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열렸다. 영결식 직후 전국의 국공립·사립대 교수들은 대학 자율성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날 오전 9시께 부산 금정구 부산대 장전캠퍼스 10·16기념관(옛 효원회관)에서 열린 영결식에는 고 교수의 유족과 부산대 교직원, 재학생, 전국 국공립·사립대 교수,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영정사진을 든 유족들이 10·16기념관에 도착하자 추도객들 사이에서 흐느낌이 새어나왔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장은 “고 교수는 대학을 사랑했고,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를 믿었다. 그래서 대학의 자율이 말살당하는 굴종의 시절을 참지 않았다. 그의 희생, 결코 헛되게 하지 않겠다. 대학의 민주적 발전과 사회 민주화를 이뤄내겠다”고 울먹였다.

최근호 전국국공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상임회장, 권진헌 전국거점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상임회장, 박순준 한국사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이사장도 추모사를 통해, 고 교수의 뜻을 새겨 대학 민주주의 회복과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에게 그는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대학 민주화와 민주사회를 실현하려는 소망을 갖고 자신의 뜻을 힘겹게 펼쳤습니다. 남은 가족들도 그의 깊은 고뇌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유족 대표로 나선 고 교수의 아내 소경애씨가 조문객에게 인사를 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인사말을 하던 소씨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고 교수의 어머니는 나직하게 “아들아, 아들아”라고 하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이재봉 부산대 교수(국문학과)는 “고 교수의 시를 읽어보면 그가 내적으로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돌이켜보면, 고 교수가 얼마나 큰 울화를 가슴속에 누르고 있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왜 그가 이렇게 떠나야 하는지 (교육부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고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던 국문학과 학생들도 “교수님은 평소 대쪽 같은 분이셨다. 다신 볼 수 없게 된 교수님의 수업이 너무 그립다. 교수님의 뜻을 항상 생각하며 살겠다”고 입을 모았다.

영결식이 끝난 뒤 고 교수의 영정과 함께 운구차량이 부산대 교정을 빠져나가자, 조문객 50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10·16기념관에서 인문대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쪽에 나란히 줄지어 서서 고 교수를 배웅했다. 고 교수의 주검은 영락공원에서 화장된 뒤 부산추모공원에 안치됐다.

영결식이 끝난 뒤 전국거점국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전국국공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한국사립대학 교수회 연합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7개 교수단체는 ‘고 고현철 교수 추모와 대학 자율성 회복을 위한 전국교수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부산/김영동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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