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고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다했을 너를 인양된 모습에서 뼈저리게 보았단다. 눈이 감기질 않아서 핫팩으로 여러 번 녹이고 쓰다듬고 하니 그제야 감긴 너의 그 예쁜 눈을 보았다. 이제 봄날엔 파릇한 아지랑이로, 여름날엔 화사한 햇살로 피어나고, 가을엔 노랗고 불그스름한 단풍잎으로, 겨울날에 눈꽃으로 피어나길….”(단원고 2학년 2반 고 한세영양의 어머니 편지 중에서)
세월호 참사 500일째가 되는 28일을 전후해 피지 못한 채 시든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진다.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를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주간’으로 선포했다.
이에 가족협의회는 28일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문화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문화제’를 연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활동 등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세월호 플래시몹, 희생자 형제자매의 편지 낭독, 4·16합창단 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500일 추모 사진전과 ‘세월호 진실 알기 전시회’도 열린다.
29일에는 서울시내 곳곳에서 ‘국민추모대회’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시내 각지에서 추모행동을 진행한 뒤 서울역 광장에서 추모대회를 열고 서울역~을지로~광화문을 행진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 7시 광화문 광장에서는 추모합창 공연(포스터)이 열린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평화의나무합창단’ 주최로, ‘여기, 사람들 있네’를 주제로 했다. 이 합창단은 지난달부터 월요일마다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유족 10여명과 함께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담아 연습해왔다. 합창단 관계자는 “‘여기, 사람들 있네’는 아직 실종 상태인 9명의 이야기이자, 살아가야 할 유가족들의 이야기이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촉구하고, 참사를 잊지 말고, 더 아픈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하고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음악인들이 추모 앨범 <다시, 봄> 발매 기념공연을 25일 저녁 7시30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무료로 연다. 앨범 판매 수익금은 4·16연대에 기부할 예정이다.
가족협의회는 “국민적 바람이었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과제가 여전히 그대로다. 이번 국민추모주간을 통해 참사를 잊지 않고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겠다는 다짐을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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