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재학생 학부모 “정리해야”
유가족·시민단체는 “보존해야”
“참사 교훈 되새길 교육의 공간”
유가족·시민단체는 “보존해야”
“참사 교훈 되새길 교육의 공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쓰던 교실 존치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31일 경기도교육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2016년도 고교 신입생 모집 일정이 다가오면서 현재 ‘명예 3학년’ 교실을 계속 보존할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재학생들의 심리적 안정과 면학 분위기 조성, 학교 정상화와 2016학년도 신입생 등을 위해 ‘명예 3학년’ 교실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학부모들은 “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3개 교실만 놔두고 나머지는 정리해야 한다”는 절충안도 내놓았다. 몇몇 학부모들은 지난 7월17일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해 “교육감은 ‘명예 3학년’ 교실을 ‘명예 졸업식’ 때까지 보존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대다수 희생 학생 유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는 “희생된 아이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교실은 대형 참사의 교훈을 되새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교육의 공간인 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도교육청은 애초 이 교실을 내년 1월 ‘명예 졸업식’ 때까지 보존하고 새로 건립할 추모관으로 유품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추모관 건립이 지연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희생 학생 유가족과 안산시민대책위원회는 2일 이 문제와 관련해 간담회를 열 예정이며, 4일에는 교육계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대책위원회’가 열리는 등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반드시 결론을 내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지만, 현재로선 누구도 함부로 결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단원고는 지난해 12월 “교육적으로 생각해 2학년 교실을 졸업 때까지 남겨둬야 한다”는 이재정 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을 보존하고 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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