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등 내세워 추진
“도박도시 만드나” 비판 일어
“도박도시 만드나” 비판 일어
부산시와 산하 공기업인 스포원(옛 부산경륜공단)이 카지노·경정장 등 돈을 걸어서 배당금을 타는 사행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산을 도박도시로 만들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는 1일 “부산역 근처 부산 북항 재개발 예정 지역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를 유치하기 위해 롯데그룹에 투자를 제안했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 개발사업 공모에 응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예정 지역 안 해양문화지구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1000실 이상의 5성급 호텔 등을 갖춘 복합리조트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7일 공모에 응한 34곳의 후보지 가운데 부산 북항 등 9곳을 1차로 선정해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곳의 복합리조트 세부 계획을 담은 사업계획 공모에 응한 업체의 제안서를 심사해 12월까지 2~3곳을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2월 미국 샌즈그룹 계열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사가 카지노를 포함한 5조원 규모의 복합리조트를 건립하는 투자계획을 부산시청에서 발표하면서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오픈 카지노’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자, 부산시는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마리나베이샌즈사는 ‘오픈 카지노’가 불투명하자 사실상 철수했다.
부산시와 스포원은 6678억원을 들여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앞바다에 31만2535㎡ 규모 인공섬을 만드는 것을 뼈대로 하는 ‘해양레포츠 테마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섬에는 길이 700m, 너비 170m의 경정장과 320m 길이의 인공 해수욕장 등이 들어선다.
그러나 인공섬 예정지역 주민들은 “어장이 망가지고 도박중독자 양산과 소음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인공섬 조성에 반대하고 나섰다.
스포원은 지난 4월 북구에 “화명대교 근처 빌딩 5개 층에 3490㎡ 규모의 경륜장 장외매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동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사업 추진을 중단한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1조원대 외국인 카지노가 들어서면 상시 고용 인력 9000여명, 운영단계 89조원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이기 때문에 도박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도박성이 강한 사행사업으로 일자리를 늘린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다. 고용효과 등도 실제 발생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으로 수익성이 나지 않으면 오픈 카지노를 추진할 것 아니냐”고 되받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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