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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청 공무원이 투신전 폭행혐의로 고소뒤기자, 시장과 통화해 무슨 얘기 했나

등록 2015-09-03 23:20

서부경찰서, 불구속 기소·검찰 송치
“폭행장면 CCTV 찍혀 혐의 인정돼”
시장과 6차례 통화…전직 지사와도
시민단체, ‘관언유착 신고센터’ 개설
제주시청 국장의 투신을 불러온 지역일간지 기자의 시청 공무원 폭행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일간지 기자 ㅎ(41·이사대우 겸 논설위원)씨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시청 국장이 ㅎ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직후부터 투신하기 전까지 해당 기자와 제주시장 간에 여러차례 통화가 이뤄진 사실도 새롭게 드러나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무원노조와 시민단체들은 다음주 ‘관언유착 폐해 신고센터’를 만들기로 하는 등 기자의 고위 공무원 폭행 사건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 사건 전말은? 제주서부경찰서는 3일 일간지 기자인 ㅎ씨의 백광식(57) 제주시청 도시건설교통국장에 대한 협박 및 상해 혐의가 인정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4일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찰의 말을 들어보면 ㅎ씨는 지난달 19일 밤 11시40분께 제주시 연동 사거리에서 백 국장 일행을 우연히 만난 뒤, 당시 같이 있던 ㄱ씨로부터 “같이 술을 마시자”는 권유를 받고 함께 이동하다가 백 국장이 “내일 업무관계로 술을 마시지 못하겠다”며 귀가하려고 하자, 백 국장에게 공무원을 그만두게 만들겠다는 내용의 협박을 하고 폭행했다.

경찰은 ㅎ씨가 백 국장의 목과 얼굴 부위 등에 8차례에 걸쳐 팔꿈치 등으로 폭행을 가하는 장면이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혔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경찰에 폭행사건을 신고한 백 국장은 나흘 뒤인 지난달 23일 새벽 “부당한 언론에 흔들리지 말고 바른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등의 휴대전화 문자를 지인들에게 보낸 뒤 4층 높이의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고 입원중이다.

■ 기자와 전직 지사·시장 대화 내용은? ㅎ씨는 폭행사건 이후 23일 오전 5시40분께 백 국장이 투신하기 전까지 김태환 전 제주지사 및 김병립 시장, 시청 직원 등과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백 국장이 투신자살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ㅎ씨가 백 국장의 직장 상사 및 동료들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신분상 불이익을 주기 위한 협박이나 강요를 했다고 볼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ㅎ씨와 김 시장 간에는 서로가 3차례씩 전화를 걸어 모두 6차례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 무슨 말이 오갔는지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ㅎ씨는 시청 공무원 등과도 10차례 통화했다. 김 전 지사는 ㅎ씨한테서 전화를 받은 뒤 다시 백 국장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확인됐다.

김 시장은 투신사건 직후인 지난달 24일 “사법당국이 조사 중에 있기 때문에 공직자들이 말을 옮기는 일이 없기 바란다. 공직자 신분을 망각하지 말고 이런저런 말을 옮기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김 시장이 부하 고위 공무원의 폭행 논란 및 투신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 의지를 밝힌 게 아니라 ‘입조심’을 당부했다는 데 대해 공무원들은 의구심을 나타냈다.

백 국장은 직장 등 주변 사람들의 고소 취소 회유에 대한 부담감도 자살을 시도하게 된 한 원인으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무원노조·시민단체 “관언유착 근절”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와 제주도공무원노조,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5개 단체는 이날 공동으로 자료를 내고 “‘관언유착’ 폐해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다음주부터 개설해 언론사의 부당한 간섭이나 부적절한 청탁 사례를 접수하고, 행정과 언론 간의 잘못된 관행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신고센터에서 공직사회 내부 제보는 물론 이메일 등을 통한 제보를 받고, 사실 확인 등을 거쳐 공개는 물론 적절한 조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초에는 언론 관련 단체와 공동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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