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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호 선장, 배 기울자 탈출 지시…승객들은 10시간 사투

등록 2015-09-06 20:59수정 2015-09-06 22:13

5일 저녁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 사고가 난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2009년 모습. 2005년 3월 건조된 돌고래호는 길이 14.5m, 너비 3.29m, 정원 22명이다. 제주/연합뉴스
5일 저녁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 사고가 난 낚시어선 돌고래호의 2009년 모습. 2005년 3월 건조된 돌고래호는 길이 14.5m, 너비 3.29m, 정원 22명이다. 제주/연합뉴스
생존자들이 전하는 사고 당시 상황
“출항 20분 안돼 ‘쾅’…너울 세게 치며 배 뒤집혀”
비가 많이 내리고 바람이 거셌다. 파도에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제주 추자도 신양항을 출항한 지 13분여 만인 5일 저녁 7시38분 전남 해남 선적 낚시어선 돌고래호(9.77t)는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통해 마지막 신호를 보내고 사라졌다. 낚시인들에게 ‘최고의 어장’이 ‘죽음의 바다’로 변한 것이다. 제주도 북쪽에서 약 45㎞ 떨어진 추자도 해역은 낚시인들에게 ‘낚시 천국’으로 꼽힌다. 서해와 남해의 지형상 특징으로 난류와 한류가 교대로 지나면서 플랑크톤 등 물고기의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5일 새벽 2시 전남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을 출항해 추자도에 도착한 돌고래호는 이날 저녁 7시25분 추자도 신양항을 출항했다. 당시 추자도 해상은 초속 9~11m의 강한 비바람이 불었다. 또 2.5m 정도의 너울성 파도가 쳤다.

생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배가 급격히 기울자 이번 사고로 숨진 선장이 승객들에게 탈출을 지시했다. 생존자 박아무개(39)씨는 “너울이 세게 쳐서 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 배의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이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생존자 3명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배 위에 있었으나 강한 풍랑에 떨어져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뒤집힌 배에 10시간가량 매달려 있을 때 몸무게를 줄이려 휴대전화기 등 소지품을 모두 바다로 던져버렸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아무개(49)씨도 “배가 출발한 지 20분도 지나지 않아 ‘쾅’ 하는 소리가 나면서 사고가 났다. 선장이 배에 매달린 상태에서 우리에게 ‘해경과 연락이 되게 돼 있어 (사고가 나면) 구조하러 온다.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고 말했다. 선장의 말을 들은 이씨 등 생존자 3명은 “30분만 더 버티자. 1시간만 더 버티자”며 서로 격려했다. 이들은 이렇게 10시간 30분 남짓 버티다 6일 오전 어선에 구조됐다.

뒤집힌 돌고래호는 6일 오전 6시23분 추자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신호가 끊긴 지점과 직선으로 4.5㎞ 떨어진 곳이다. 해경은 사고 뒤 조류에 떠밀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은 생존자들의 말을 종합해 양식장 줄에 걸려 배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 심한 너울이 쳐 급격히 기울면서 전복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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