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설문조사
사회 책임·지역사회 공헌도 부정적
‘돈만 벌어가는 기업’ 인식 많아
사회 책임·지역사회 공헌도 부정적
‘돈만 벌어가는 기업’ 인식 많아
부산시민의 절반가량은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고 지역사회 공헌과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와 부산발전시민재단은 10일 “지난달 24~28일 부산시민 가운데 남녀·연령·학력 등을 고려해 표본으로 뽑은 550명을 대상으로 ‘롯데그룹에 대한 부산시민 인식’ 설문조사를 했더니 응답자 515명의 57.7%가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0.9%였고, 부산 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7.9%에 그쳤다.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백화점 4개가 부산에서 영업중이고,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구단 연고지가 부산인데도 롯데를 한국 기업과 향토기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2명뿐인 셈이다.
롯데그룹의 사회적 책임 정도를 묻는 질문엔 ‘잘 안 한다’와 ‘전혀 안 한다’는 응답이 48%로 ‘매우 많이 한다’와 ‘많이 한다’고 대답한 14.8%에 견줘 3배 이상 많았다. 롯데의 지역사회 공헌에 대해선 ‘매우 많이 한다’와 ‘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12.9%이지만 ‘안 하는 편’이거나 ‘전혀 하지 않는다’는 대답은 4배가량 높은 51.5%였다. 롯데는 ‘돈만 벌어가는 기업’이라는 인식이 널리 깔려 있는 것이다.
부산시민들은 롯데야구단 운영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매주 잘 운영하고 있다’와 ‘잘 운영하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9.4%에 그쳤지만 ‘잘못 운영하고 있다’와 ‘매우 잘못 운영하고 있다’는 대답은 59.6%에 이르렀다. 부산시민들은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이 부산시민들의 사랑을 계속 받으려 한다면 ‘선수 수급 등의 투자 확대’(38.1%), ‘새로운 콘텐츠 개발’(21.9%), ‘야구장 시설 대폭 보강’(15.4%)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벌어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52.5%가 오페라하우스 등 부산에서 진행되는 롯데 주요 사업의 차질을 우려했고, 44.7%가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는 “사실상 부산을 모태로 하는 롯데그룹이 부산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이고자 한다면 지역민과 정서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는 지역기업이라는 인식을 시민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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