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가 도내에선 처음으로 지난 1월 동안구 인덕원사거리에 설치한 확장형 버스정류장(오른쪽). 시민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차도로 내려서거나 불법 주정차로 체증을 일으키던 기존 버스정류장(왼쪽)과 달리 인도를 넓혀 만든 것이다. 불법 주정차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승객 편의와 안전은 물론 교통 흐름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시 제공
경기도 안양시가 설치한 ‘돌출형 버스정류장’이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승객 편의를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류장은 차도에서 인도 쪽으로 움푹 들어간 기존 버스정류장(Bus-bay)에 대한 역발상으로 만든 것이다.
10일 안양시의 말을 종합하면, 안양시는 지난 1월 인덕원과 흥안대로 등 3곳에 차도 쪽으로 돌출된 확장형 버스정류장(Bus-bulb)을 설치했다. ‘버스-베이’와 반대로 보도의 일부를 차도 쪽으로 넓히는 형태인데, 경기도에서 처음 시도됐다.
확장형 버스정류장이 설치된 인덕원사거리는 대규모 상가가 조성돼 있고, 서울·수원·성남 방면 차량이 쉴 새 없이 교차하며, 버스 12개 노선과 지하철 4호선이 만나는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 교통 요충지다. 특히 교통량이 많아 승객을 태우려는 택시나 승용차가 버스정류장을 잠식하는 탓에 정류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심각한 교통 혼잡을 불러왔다.
안양시는 이에 이 지역의 버스정류장 3곳의 구조를 확장형으로 바꿨다. 그리고 지난 8개월 동안 시범 운영을 하면서 이들 버스정류장을 모니터링해 보니, 정류장 면적을 잠식했던 불법 주정차가 무려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노선버스의 정류장 진입이 수월해지고, 승하차하는 승객들의 위험 요인이 사라지면서 대중교통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시는 분석했다. 인도 폭이 넓어져 보행자와 주변 상가의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조남동 안양시 교통정책팀장은 “버스-베이로 운영될 때는 정류장이 주차장으로 변했지만, 현재는 이런 현상이 거의 사라졌다. 다른 지역 현황도 파악한 뒤 필요할 경우 돌출형 버스정류장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돌출형 버스정류장은 안전지대 등이 있어 도로 폭이 비교적 넓어 이를 설치해도 교통 흐름에 지장이 없는 곳을 골라야 한다. 버스도착정보시스템 비용까지 고려하면 한곳에 6천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시는 설명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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