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자들이 독도의 역사 자료를 발굴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명백히 밝혀야 하는 것처럼, 독도 주변 바다에 사는 물고기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알도록 힘쓰는 것도 어류학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입니다.”
전북 군산대학교 해양생명응용과학부 최윤(56) 교수가 독도 주변 어류를 소개한 책 <독도 바닷물고기 탐구>를 최근 펴냈다. 그동안 독도와 관련한 식물·조류·곤충 등은 소개됐지만, 독도 해역 어류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0쪽 분량의 이 책에는 독도 주변의 물고기 108종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독도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망둑어(망둥어)과의 ‘독도얼룩망둑’도 있다. 수중환경을 촬영한 30분짜리 동영상 시디(CD)도 책에 첨부돼 있다.
글은 최 교수가 쓰고, 사진·동영상은 해양촬영 전문가 김동식(55)씨를 비롯한 이 대학 어류학실험실 출신 연구원들이 맡았다. 상어 등에 천착해온 어류학자 최 교수는 그동안 독도 해역 물고기를 연구하고 싶었지만 엄두를 못 냈다. 독도는 변화무쌍한 날씨로 접근이 쉽지 않고, 수중촬영 장비가 많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6년 전 해양촬영 전문가 김씨가 이 학교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10여년간 독도 수중을 촬영한 김씨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 끝에 이번에 광복 70돌을 맞아 성과물을 내놓았다. 최 교수는 독도에 어렵게 들어갔지만 숙박시설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선착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데, 새벽에 거센 바람과 파도가 텐트를 날려버려 공포스러웠던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어류학회장인 그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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